"2003년 이런 작은 잘못부터 되풀이 하지 맙시다."
김식길 前 인천시의회 의원
 연말을 맞아 2002년도 사업을 총결산하고 마무리하는 시기다. 올해도 어김없이 되풀이 되는 관청들의 행태에 말들이 많다. 각 구청 마다 사업이 미집행돼 남아 있는 예산을 해소하기 위해 보도블럭, 횡단표시, 도로 보수 등 주민들의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바와는 거리가 먼 공사가 이구석 저구석에서 벌어지고 있다.
 멀쩡한 보도블럭 갈아 끼우는 식의 구태연한, 옛 방식 그대로 시행하는 21세기 현 시점의 행정. 때가 지나 쫓기다 시피 서둘러 마무리하는 공사. 이제 추운 날씨로 중단해야 할 공사를 아직도 하고 있으니 그 어느 시민이 한마디씩 아니하겠는가? 더 이해 못하는 것은 아주 옛날 옛적부터 돌고 도는 이야기가 아직도 들려오고 있다는 것이다. 예산을 남겨 놓으면 다음 예산에서 그 만큼 적게 예산 편성 된다는 것. 이렇게까지 잘 알고 있다면 왜 이런 일들을 반복하는 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수도 없이 진행되고 있는 구청관계자들의 회의에서 이런 것들은 바로 잡아야하는 것이 아닌가.
 몇 가지 더 구체적으로 지적해서 이야기 해보자. 반사거울 설치장소가 잘못되어 다른 곳에 설치했던 반사경이 일년이 넘도록 그 자리에 아직도 그대로 있어 지나는 행인들 어이 없다고 한다.
 이런 것도 있다. 자동차를 인도에 불법정차시킨다고 인도 한가운데 두 개씩이나 볼라드(인도에 주차 못하게 설치한 돌기둥)를 설치했다가 주민들의 항의로 일주일 후 철수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차량을 함부로 주차하지 못하게 설치 한 것이 취객이 넘어져 상처 입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주민의 통행 불편을 야기하고 또한 도로변 상인의 장사에 지장을 주는 경우도 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설치하는 것까지는 눈감고 넘어간다고 하자. 관리를 제대로 못해 여기 저기 파헤쳐지거나 아예 빠져버려 흉물로 방치된 볼라드, 누가 다시 세워 놓아야 하는가?
 요새 중앙선 침범을 막기 위해 설치한 붉은색의 차선 규제봉을 보자. 밤에는 볼거리 모양 야광이 반짝이지만 이것 역시 관리 소홀로 흙과 먼지가 뒤엉켜 야광도 잘 안보인다. 어찌보면 꼴불견 모양이 된 곳도 있고 한 두곳 꺽어져 없어진 곳도 있지 않은가? 부딪쳐 부셔놓고 나몰라라 도망가는 운전자들도 있다. 파손된 것 다시 고치는 것, 이것도 바로 우리 시민의 세금으로 고치는 것이다.
 볼라드 설치하는데 1개당 20만원이 든다. 중구에 100여개, 인천시내 11개 구, 군에 설치한 볼라드 값을 계산해 본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붉은색의 차선 규제봉이 1개당 6만5천원이다. 인천시 전체에 설치된 차선 규제봉 가격 환산해 본다면 시민들도 물론이지만 일선 관청에서 앞장서서 소중히 생각하고 관리를 잘 해야 되지 않을까?
 올해 국가예산은 1인당 300만원, 인천시 예산도 1인당 50만원이 아닌가? 우리가 낸 혈세로 설치한 각종 설치물,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깊이 반성하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