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인천에는 음악대학이 없을까?
  인천시립합창단 예술감독겸 상임지휘자 윤학원
 한국의 크고 작은 도시에는 다 음악대학이 있다.
 수원, 천안, 대전, 전주, 공주, 춘천, 강릉, 광주, 경주, 대구, 부산 등 거의 모든 도시에 음악대학 내지 대학의 음악과가 있다.
 그러나 인천만은 없다. 무언가 이상한 일이다. 인천의 인구가 250만이나 되고 인천시립교향악단을 비롯하여 인천시립합창단 그리고 수많은 합창단과 오케스트라가 있다. 그 외에도 음악학원을 비롯하여 음학을 하는 단체가 무수히 많은 인천에 왜 음악대학이 없을까?
 필자가 인천시립합창단에 지휘자로 와서 단원을 선발할 때 여러분들이 나에게 인천출신들을 뽑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였다. 나도 인천사람인지라 그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였다.
 그러나 인천출신이 없었다. 다 외지에서 공부하고 온 사람들이었다. 음악대학이 없는 인천에 인천출신이 있을 수 없다. 인천에는 반드시 음악대학이 있어야 한다.
 예술이 없는 인생은 죽은 인생이다. 인천이 삶의 풍요를 가져 오려면 음악대학부터 세워야 한다. 예술대학에 음악과를 두어도 좋다. 사실 지금까지 음악대학이 없는 것에 대해서는 인천을 움직인다는 여러사람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
 어찌보면 인천은 문화는 있어도 근본이 없는 도시가 됐다. 인천시민은 문화를 무척 사랑하면서도 문화를 어떻게 보고 만지고 느끼느냐에 대한 배움이 없다.
 이제 겨우 인천예술고등학교가 만들어졌다. 그 학생들이 졸업을 하면 또 외지로 나가야 한다. 인천에 음악대학 또는 예술대학이 있다면 인천 예술고등학교 학생들을 수용할 뿐 아니라 그 학교를 통해서 훌륭한 교수들이 영입될 것이고 그 교수들의 음악회가 인천에서 열릴 것이다. 또 그 학생들이 인천에서 연주를 할 것이며 그 가족들이 그들의 음악회에 참여하게 될 것이고 더불어 친구들이 관계를 갖게 될 것이다. 그러다 보면 인천은 예술과 함께 하는 도시가 될 것이다.
 물론 인천에 시립예술단체가 있다. 그러나 시립예술단체의 영역은 한계가 있다. 시립예술단체가 갖는 영역은 차원이 높은 전문성과 시민을 위한 예술적 봉사라 할 것이다.
 반면 예술대학이 갖는 영역은 시민의 가족들을 예술가로 만들어가는 영역이다. 시민을 예술가로 만드는 과정에서 인천시민의 예술적 안목을 넓히며 예술의 맛이 무엇이라는 배움을 줄 수가 있다. 또 그 예술시민을 키우는 과정에서 인천시민들에게 파생되는 예술문화의 마인드가 극대화 될 수 있기 때문에 그것으로 인하여 생기는 예술적 감각이 인천에서 생산되는 모든 물건과 생각 속에 파고 들 것이다.
 인천시민뿐만 아니라 타 도시의 시민들도 인천은 무언가 인천만의 독특함이 없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그것은 다시 말하여 예술적 개성이나 감각에 있어서 인천다움 또는 인천풍의 무엇이 없다는 이야기다. 인천에 문화거리를 만들고 문화의 분위기를 만들어도 그것을 공유하고 그것을 참으로 누릴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그런 사람들은 다른 곳에서 영입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천이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인천에 음악대학 내지 예술대학이 꼭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