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 부담 줄여야 한다
인천지역 초등학생 10명 가운데 7명이 학원과외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의 교육구조가 얼마나 왜곡돼 있는가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인천시교육청이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응답자의 71%가 자녀에게 학원수강을 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목별로 보면 수학 26%, 영어 19%, 피아노 14%, 국어 11%, 컴퓨터 8% 순이라니 학교교육의 부실이 과외비 지출을 불가피하게 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사교육비의 과중한 부담은 우리 사회의 오랜 고민거리로 시정이 절실히 요구되는 중요한 사안이다. 공교육의 부실로 인해 학원과외로 이를 보충하는 과정에 드는 사교육비가 연간 10조원에 이를 정도로 그 폐해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사교육비가 급증하는 비정상적인 현실은 공교육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데 그 원인이 있음이 분명하다.
과중한 사교육비는 가계에 큰 부담을 줄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끼치는 폐해가 매우 심각하다. 소득이 낮은 학부모는 자녀교육도 제대로 시키지 못한다는 좌절감에 빠지게 하는 등 국민들간의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점에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사교육비 지출이 높은 것은 학부모가 자녀교육에 쏟는 정성이 그만큼 크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학부모의 잘못된 교육이기주의와 과열된 교육열에도 문제가 있다. 과중한 과외비 지출을 감내하는 학부모의 잘못된 교육관이 우리의 공교육을 왜곡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여하튼 우리의 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선 이 현실을 하루 속히 타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정부의 교육정책 실패에도 그 책임이 크다. 초등학교 영어조기교육만 예로 들어도 문제점이 많다. 준비과정이 부실한데다 교사들의 자질문제까지 겹쳐 실효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어린 학생들의 탈법 해외유학을 조장하고 영어과외가 만연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교육내용의 부실 때문이다.
정부가 사교육비를 줄이려면 빈약한 공교육투자를 과감히 늘려 교육환경과 교육내용의 내실화에 의지를 보여야 한다. 과외를 시키지 않아도 될 수 있도록 학교교육의 신뢰를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