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 강화군 길상면 온수리에 있는 금풍양조장은 1931년 처음 오픈한 이래 양환탁 – 양재형 – 양태석으로 3대에 걸쳐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말 기준 하루 150명 이상 사람들이 이곳을 보기 위해 강화를 찾는다는데요.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금풍양조장 전경 및 마스코트 금풍이

 

과거와 현재를 잇는 공간의 가치

▲옛날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양조장 2층(현재 복원 공사 중)

 

금풍양조장은 100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났음에도 건축 당시의 원형을 대체로 유지하고 있고 개항기 이후 강화도 지역의 산업화(양조산업) 과정과 변화·발전상을 확인할 수 있는 역사적 가치가 인정돼 2022년 10월 04일 인천광역시 등록문화재에 등재되었습니다.

 

▲금풍양조 3대 대표 양태석씨

 

“건물 복원 작업이 쉽지 않아요. 오래된 나무들을 찾거나 외부 공사 시 어려움이 있습니다.”

 

1924년부터 존재해 온 목조건물을 온전히 복원하기란 쉽지 않고 오랜 시간이 걸리겠죠. 안전상의 문제로 더는 공사를 미룰 수는 없지만 양조장이 문화재로 등재돼 있다 보니 진행되는 복원 공사의 모든 것들을 문화재과에 까다롭게 검토받아야 해 어려움이 생긴다고 하네요. 그럼에도 양태석(48) 대표는 양조장의 옛 모습을 되찾아주고 싶어 문화재과 관계분들과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금풍양조장이 전등사로부터 다시 돌려받은 ‘이것’?

▲인천광역시 강화군 길상면에 위치한 전등사 내 장독대

 

금풍양조장과 불과 500m 떨어진 곳에 자리 잡은 온수리의 또 다른 명소, 전등사에서도 금풍양조장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전등사에는 종류별로 다양한 장이 담긴 장독대가 줄지어 있는데요. 이 중 커다란 항아리들은 원래 금풍양조장에서 술을 담그던 항아리입니다.

 

금풍양조장은 양태석 대표가 가업을 이어 나가기 전 10년 정도 술을 만들지 못하는 상황이 돼 다른 사업자에게 양조장 임대를 했던 적이 있다고 합니다. 술 항아리를 사용해 술을 빚던 양 대표의 아버지와 다르게 새로운 사업자는 다른 방식을 선택했고, 그동안 사용했던 술 항아리는 2층에 고스란히 쌓여있게 되었다는데요. 오랜 시간을 간직한 술 항아리에 먼지가 쌓이는 것이 안타까웠던 전등사 측은 술 항아리에 장을 담가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해 금풍양조장은 전등사에 술 항아리를 기증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다시 제 자리로 돌아온 술 항아리

▲2020년 금풍양조장으로 다시 돌아온 술 항아리

 

2020년 양태석 대표가 금풍양조장에 돌아와 가업을 이어 나가게 되자 전등사에서는 빌려 갔던 술 항아리의 일부를 다시 돌려주었습니다.

 

“그간 전등사에서 항아리를 품어주셨기 때문에 온전히 양조장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된 거 같아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양 대표는 전등사 측에서 항아리를 보존해 주지 않았다면 오랜 시간 방치되어 폐기되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하더군요.

 

막걸리에 탄산이 없다고요?

▲소믈리에가 직접 따라주는 시음주

 

금풍막걸리는 국산 농산물인 강화도 쌀을 가지고 만들어진 지역특산주라 온라인으로 판매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실 막걸리는 깔끔하게 소비자에게 배송되기 쉽지 않은 품목이죠.

 

“막걸리를 사서 집에 갔을 때 막걸리 양이 줄었던 적 없으신가요?”

탄산이 있는 막걸리는 안에 있는 탄산이 기압차로 술을 밀어내는 효과가 있어 약간 샌 것처럼 느껴지곤 하죠. 양 대표는 탄산이 있는 막걸리는 유통 과정에서 깔끔하고 세련되게 보내기는 어렵다고 생각해 처음 밀봉됐던 상태와 제일 유사하게 유통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심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탄산을 배제하고 고소한 맛을 최대한 살린 무탄산 막걸리를 선택했다고 합니다.

 

막걸리를 사면 쌀 포대를 준다?

▲쌀포대를 업싸이클링해 만든 막걸리 포장지 

 

막걸리의 주원료는 쌀입니다. 한 달에 2000병 가까이 막걸리를 생산하다 보면 그만큼 많은 쌀을 소비하게 되고 그 쌀을 담았던 포대는 버려지게 돼죠. 이를 활용할 순 없을까 고민하던 양 대표는 그대로 버려지면 쓰레기로 전락할 쌀포대를 깨끗하게 씻고 재디자인해 막걸리 파우치로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고 합니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만들어진 이색 포장지 ‘쌀포대’는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많고 사가시는 손님들도 즐거워한다고 합니다.

 

마커스 : 막걸리를 만드는 사람들(막걸리 만들기 체험)

▲막걸리 만들기 체험 과정

 

금풍양조장에서는 나만의 막걸리를 만들어 볼 수 있는데요. 밑술과 덧술의 과정을 거치는 막걸리는 한 병을 마시기 위해 약 2주간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막걸리 체험을 진행하신 소믈리에님도 막걸리는 사 먹는 걸 추천!

 

밑술

고두밥 + 누룩 15분간 치대기

 

덧술

- 밑술 작업을 마친 막걸리 10일간 매일 하루 두 번 저어주기

- 3일차 새로운 고두밥을 쪄내어 밑술 막걸리와 섞기

- 10일차 걸쭉해진 막걸리를 면보자기에 걸러 맑은 막걸리만 병입

 

▲체험자들의 사진이 담긴 막걸리 라벨지 및 아인술페너

막걸리 만들기 체험이 끝날 무렵, 양조장 앞에서 찍었던 사진은 막걸리 라벨에 깜짝 선물처럼 들어가 있습니다. 양 대표는 체험을 신청한 손님에 한해 양조장에서 보냈던 시간을 소중히 기억할 수 있도록 기념품으로 만들어 선물한다고 하는데요. 100년의 시간을 보낸 건축물 앞에서 찍은 흑백사진은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뉴트로' 감성을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공간'이 주는 맛 덕분에 들뜨는 이곳, 술맛 느끼러 같이 강화 갈래요?

/글·사진 채나연 기자 ny1234@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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