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진행된 발인예배에는 4남매의 부모와 지인을 비롯해 국제학교 친구들과 선생님, 나이지리아 대사관, 더불어민주당 고영인 의원, 이민근 안산시장, 안산시 관계자, 일반 시민 등 70여 명이 참석해 아이들을 추모했다.
▲ 31일 진행된 발인예배에는 4남매의 부모와 지인을 비롯해 국제학교 친구들과 선생님, 나이지리아 대사관, 더불어민주당 고영인 의원, 이민근 안산시장, 안산시 관계자, 일반 시민 등 70여 명이 참석해 아이들을 추모했다.

“너희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세상에서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31일 오전 10시 20분쯤 안산 단원구 다세대 주택에서 화재로 숨진 나이지리아 국적 4남매의 발인식이 열린 안산의 한 장례식장.

장례식장 발인실에는 환하게 웃는 아이들의 영정사진이 차례대로 놓여있었다. 검정 상복에 선글라스를 쓴 4남매의 아버지 A(55)씨는 두 발을 붕대로 감은 채 휠체어를 타고 들어와 4남매의 영정사진 앞쪽에 앉았다.

검정 상복을 입고 침통한 표정을 한 어머니 B(41)씨도 골절된 허리를 보호대에 의지해 불편한 걸음걸이로 걸어 들어와 A씨 옆에 앉아 연신 눈물을 훔쳤다.

발인에 앞서 마련된 발인예배에는 4남매의 부모와 지인을 비롯해 국제학교 친구들과 선생님, 나이지리아 대사관, 더불어민주당 고영인 의원, 이민근 안산시장, 안산시 관계자, 일반 시민 등 70여 명이 참석해 아이들을 추모했다.

나이지리아 공동체와 함께 아이들의 빈소 등 장례를 마련한 안산 다문화교회 박천응 목사는 엄숙한 표정으로 발인예배를 시작했다. 박 목사의 설교에 이어 4남매의 친척 중 한 명이 단상에 올라 추모곡을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 예배가 진행되는 동안 참석자들도 헌화를 하고 찬송가를 부르며 아이들을 추모했다.

예배에 참석한 이민근 시장은 “이번 화재 사고를 보며 부모의 마음으로 가슴이 아팠다”며 “이를 계기로 안산시를 안전한 도시를 만드는 데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겠다. 4남매의 가족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다문화위원장인 고영인 의원은 “세월호나 이태원 참사, 이번 참사에서 보듯이 사회적 참사에는 많은 공통점이 있다”며 “이번 사고는 코리안드림을 꿈꾸는 외국인들의 어려움과 열악한 환경을 보여준 것이다. 이들이 한국에서 꿈을 실현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특별히 더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주한 나이지리아 대사관 관계자도 “나이지리아를 대표해서 4남매 가족을 돕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며 “대사관은 끝까지 유족을 지지하고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 발인을 위해 4남매 중 첫째인 C(11)양부터 순서대로 남매들의 영정이 발인실을 빠져나갔다.

예배가 끝나고 발인을 위해 4남매 중 첫째인 C(11)양부터 순서대로 남매들의 영정이 발인실을 빠져나갔다.

아이들의 학교 친구들과 선생님은 영정이 옮겨질 때마다 작별 인사로 “Say Goodbye”를 외치고 계속해서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마지막 영정과 함께 발인실을 나온 어머니 B씨는 아이들의 친구들과 선생님의 얼굴을 보자 통곡했다.

4남매를 돌봐온 한 선생님은 “C양이 3살일 때부터 남매를 봐왔는데…”라며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으로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발인을 마친 이들은 화성 함백산 추모공원에 안치된다.

/글·사진 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