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약 투약 혐의 관련 조사를 마치고 석방된 고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29일 오후 서울 마포경찰서를 나서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마약 투약 혐의로 지난 28일 입국 직후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 체포됐던 고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29일 오후 체포 38시간 만에 석방됐다.

경찰은 전 씨가 혐의를 인정하고 자진 귀국한 점 등을 고려해 석방한 뒤 불구속 수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체포 당일 시행한 간이 검사 결과는 음성으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전 씨는 미국 뉴욕에 체류하던 지난 13일부터 SNS와 유튜브,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전 씨 일가의 비자금 의혹에 대해 폭로하고 본인과 지인의 마약 투약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경찰 조사를 마치고 나온 전 씨는 당분간 가족들과 접촉할 계획은 없다고 밝히며 "봉사활동과 교회 단체를 통해 만났던 좋은 분들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비자금 의혹 등을) 폭로하게 됐다"고 경위를 밝히기도 했다.

이어 전 씨는 미국 체류 당시 인터뷰 등을 통해 밝혔던 것처럼 또 한 번 5·18에 대해 사죄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 씨는 "저라도 대신 (광주) 가서 사죄드릴 계획이다. 저 같은 죄인을 받아주시는 광주시민 여러분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광주 방문 이후에도 유가족과 계속 접촉할 계획인지 묻는 취재진 질문에 "유가족분들 마음이 풀리실 만큼 계속 연락드리고 싶다"며 "연락받아주실 때 감사히 축복이라고 생각하고 찾아뵐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전 씨의 석방 현장에는 5·18민주화운동 공로자회와 부상자회 등 유관 단체 관계자와 전태일 열사의 친동생 전태삼 씨도 있었는데, 이남 5·18 민주화운동 부상자회 서울지부장은 "유족을 대표해서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5·18 영령과 피해자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을 마친 직후 전 씨는 곧바로 광주로 향했고, 30일 자정이 넘어서야 도착했다.

방문 소감을 질문에 전 씨는 "태어나서 처음 와보고, 항상 두려움과 이기적인 마음에 도피해오던 곳"이라며 "많은 분이 천사 같은 마음으로 환영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의미 있는 기회이자 순간인 만큼 최선을 다해 피해자분들, 상처받으신 모든 분의 억울한 마음을 풀어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 광주에 도착해 고개 숙이며 인사하는 전우원 씨. /사진=연합뉴스

또 "저를 포함한 제 가족들로 인해 지금까지 너무 많은 상처를 받고 원한도 많을 것 같다"며 "늦게 와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늦게 온 만큼 저의 죄를 알고, 반성하고 더 노력하면서 살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5·18 단체와 31일 공식적인 만남을 할 예정인데 그 전에 (5·18에 대해) 공부할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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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땅 밟자마자 곧바로 체포된 전두환 손자가 남긴 말 전두환 씨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자신의 마약 투약에 대한 폭로를 해온 전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28일 입국 직후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 의해 체포됐다.전 씨는 체포된 직후 취재진에 "마음을 다치신 분들께 사죄할 기회가 있어 축복받은 것 같다. 태어나서 죄송하다"며 말했다.입국 절차를 마친 뒤엔 "저 같은 죄인에게 한국에 와서 사죄할 기회를 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민폐를 끼쳐 죄송하다"며 "수시를 받고 5·18 단체와 유가족, 피해자분들께 사과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취재진이 5·18 피해자와 유가족분들께 사과를 결 "저는 전두환 손자…" 폭로 파문에 입 연 전재용 고(故) 전두환 씨의 손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 SNS에 자신의 일가 전체를 비난하는 폭로성 게시물을 잇달아 올려 파문이 일고 있다.전우원 씨는 지난 13일부터 자신의 SNS에 그동안 언론에 공개된 적 없는 가족사진, 자신의 동영상, 그리고 지인 신상정보가 담긴 게시물을 공개했다.전 씨는 전두환 씨의 차남인 전재용 씨의 아들로 확인됐는데, 전 씨는 자신의 조부인 전두환 씨에 대해 "할아버지가 학살자라고 생각한다. 나라를 지킨 영웅이 아니라 범죄자일 뿐"이라고 말했다.이와 같은 폭로를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전 씨는 "제 가족이 행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