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심판위원이 28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시스템(로봇심판) 시연회에서 이어폰을 통해 들리는 로봇 심판 판정에 따라 볼 판정을 내리고 있다./연합뉴스

‘로봇 심판’이 드디어 올해 고교야구에서도 활용된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목동야구장에서 열리고 있는 2023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 16강전(내달 3일)부터 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시스템(로봇 심판)을 공식 도입하기로 했다.

공개입찰을 통해 로봇 심판 운영 업체로 선정된 스포츠투아이는 KBO 퓨처스 리그에서 3년 간 로봇심판 시스템을 운영했으며, 투구추적 시스템과 자체기술을 바탕으로 최적화된 로봇심판을 개발했다.

로봇심판은 고정된 위치에 설치된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투구한 공의 위치, 속도, 각도 등을 정확하게 측정해 판정 결과를 주심에 전달, 볼·스트라이크 여부를 판정하게 된다.

이를 통해 사람의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되지 않아 공정한 볼·스트라이크 판정을 보장할 수 있다.

나아가 스포츠 4대악인 입시비리를 사전에 차단하고 불공정한 심판 판정으로 발생하는 갈등과 논란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종훈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은 로봇심판 도입에 대해 “야구 경기에서 공정한 심판 판정을 보장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로봇심판을 도입함으로써 경기에서 발생하는 논란을 최소화하고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지는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이 시스템을 올 시즌 전국고교야구대회에 도입하고자 28일 시연회를 열어 경기 중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재연했다.

160~190cm에 이르는 다양한 신장의 고교 선수를 실제 경기와 같이 배치해 투구하면서 현장 지도자 및 협회 심판진이 참가해 고교야구에 맞는 스트라이크 존을 설정하는 등 원활한 시스템 도입하고자 의견을 수렴했다.

한편,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주관하는 국제대회에서는 아직 자동 스트라이크 볼·판정을 운영하지 않지만, 우리나라에서 고교야구에 로봇 심판을 활용하면 세계 아마 야구계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KBO는 2020년부터 퓨처스리그에 로봇심판을 시범운영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역시 판정 논란을 없애고자 로봇심판 도입을 추진 중으로 2019년 독립리그에서 본격 테스트를 시작했다.

이후 마이너리그 싱글A, 트리플A 등에도 적용했다. 현재 오클라호마시티 다저스 등 트리플A 11개 팀이 지난해부터 자동 볼·스트라이크 시스템(ABS)을 운영 중이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