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 주민 환승 편의 위해 운영
하루 4000원 저렴한 요금 악용
공항 이용객 장기 주차장 전락
사설업체 '수익용 사용' 의혹도
경제청 “문제 해결책 찾는 중”
▲ 인천 운서역 공영주차장이 사설 주차 대행업체와 주차비를 아끼려는 해외 여행객들이 장기 주차를 하면서 정작 지역 주민들이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사진은 28일 운서역으로 여행객들이 캐리어를 끌고 가는 모습.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인천국제공항 이용객이 급증한 가운데 영종국제도시 주민들의 교통 편의를 위한 대형 공영주차장이 공항 이용객들의 장기 주차장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구나 공항에서 활동하는 일부 사설 주차 대행업체들이 이곳을 영업 목적으로 쓰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돼 관계 기관의 면밀한 조사가 요구된다.

28일 중구와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운서동 소재 운서역 공영주차장에서 장기 주차를 금지해 달라는 민원이 지난해 10월부터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2021년 10월 문을 연 운서역 공영주차장은 연면적 3만1693㎡에 지상 4층 규모로 총 1034대가 주차할 수 있는 인천 최대 규모 공영주차장이다. 대중교통이 불편한 영종도 주민들의 공항철도 이용 편의를 위해 '환승용 주차장'으로 지정돼 운영 중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공항 이용객들의 장기 주차로 인해 주차할 공간이 마땅치 않아 불편을 겪고 있다고 호소한다.

한 주민은 구에 “공영주차장이 인천공항 장기 주차장인가. 출근할 때 주차 자리를 찾기 위해 주차장을 빙빙 돌며 아침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내용의 민원을 넣기도 했다.

실제 이날 오전 9시 이 주차장을 찾아가봤는데, 캐리어를 갖고 주차장을 오가는 등 공항 이용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공항철도 운서역에서 두 정거장만 가면 공항터미널이다.

저렴한 주차요금도 장기 주차장으로 전락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운서역 공영주차장은 3급지 주차장이라 하루 요금이 4000원에 불과하다. 하루 요금 9000원인 인천공항 전용 주차장 가격의 절반도 안 된다.

주차요금이 싸다 보니 공항에서 영업하는 사설 주차 대행업체들까지 이곳을 수익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도 나왔다.

김광호(더불어민주당, 영종·영종1·운서·용유동) 중구의원은 최근 의회에서 “주차장 이용객 대부분은 인천공항 인근 사설 주차 대행업체들과 해외 여행객들”이라며 “운서동 내 다른 공영주차장들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며 해결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주차장 관리 주체인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운서지구에는 운서역 공영주차장 외 무료 주차장 4곳(125면)과 유료 주차장 1곳(29면), 민간 위탁 주차장 1곳(41면)이 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사설 주차 대행업체의 수익 활동이 사실이라면 불법이지만 단속에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장기 주차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타 지역 사례를 분석하는 등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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