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두환 씨 일가에 대한 폭로성 발언을 해온 손자 전우원 씨가 2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전두환 씨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자신의 마약 투약에 대한 폭로를 해온 전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28일 입국 직후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 의해 체포됐다.

전 씨는 체포된 직후 취재진에 "마음을 다치신 분들께 사죄할 기회가 있어 축복받은 것 같다. 태어나서 죄송하다"며 말했다.

입국 절차를 마친 뒤엔 "저 같은 죄인에게 한국에 와서 사죄할 기회를 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민폐를 끼쳐 죄송하다"며 "수시를 받고 5·18 단체와 유가족, 피해자분들께 사과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취재진이 5·18 피해자와 유가족분들께 사과를 결심한 이유에 관해 묻자 "죄인이기 때문"이라고 운을 뗀 그는 "제 삶이 소중한 만큼 모든 사람의 삶이 소중하고, 저는 살아있지만 그분들은 여기 안 계시니까 제게 죄가 있다"며 답을 남겼다.

이어 세간의 관심을 끈 각종 폭로와 귀국에 대한 가족의 반응에 관해 묻자 전 씨는 "미치광이로 몰거나 진심으로 아끼거나, 한국에 가지 말라고 했다. 아예 연락이 없는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 전두환 씨 손자 전우원 씨가 28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로 들어서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전 씨의 신병을 즉시 확보해 서울청 마포청사로 압송했다.

전 씨 역시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제 죄를 피할 수 없도록 다 보여드렸다. 미국에서 마약을 사용한 병원 기록도 있으니 확인해보면 된다"며 마약 투약 혐의를 인정했다.

전 씨는 지난 13일 SNS와 유튜브 라이브 방송 등을 통해 자신과 지인들이 마약을 함께 투약했다고 발언한 바 있고, 지난 17일 오전 유튜브 라이브 방송 도중 직접 마약을 투약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뒤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다.

경찰은 이 방송과 발언 등을 토대로 전 씨를 입건 전 조사(내사)한 뒤 귀국 직후 마약류관리법 위반 피의자로 입건하게 됐고, 마약을 투약했다고 전씨가 함께 폭로한 지인 가운데 국내에 체류하는 2명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법원에서 체포영장과 신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입국한 전 씨를 상대로 마약류 투약 여부를 검사하고, 전 씨 발언의 진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이후 마약 검사와 신문 결과를 종합해 전 씨의 체포시한이 만료되기 전에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할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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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전두환 손자…" 폭로 파문에 입 연 전재용 고(故) 전두환 씨의 손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 SNS에 자신의 일가 전체를 비난하는 폭로성 게시물을 잇달아 올려 파문이 일고 있다.전우원 씨는 지난 13일부터 자신의 SNS에 그동안 언론에 공개된 적 없는 가족사진, 자신의 동영상, 그리고 지인 신상정보가 담긴 게시물을 공개했다.전 씨는 전두환 씨의 차남인 전재용 씨의 아들로 확인됐는데, 전 씨는 자신의 조부인 전두환 씨에 대해 "할아버지가 학살자라고 생각한다. 나라를 지킨 영웅이 아니라 범죄자일 뿐"이라고 말했다.이와 같은 폭로를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전 씨는 "제 가족이 행하고 38시간 만에 풀려난 전두환 손자, 곧바로 광주로 향했다 마약 투약 혐의로 지난 28일 입국 직후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 체포됐던 고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29일 오후 체포 38시간 만에 석방됐다.경찰은 전 씨가 혐의를 인정하고 자진 귀국한 점 등을 고려해 석방한 뒤 불구속 수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체포 당일 시행한 간이 검사 결과는 음성으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앞서 전 씨는 미국 뉴욕에 체류하던 지난 13일부터 SNS와 유튜브,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전 씨 일가의 비자금 의혹에 대해 폭로하고 본인과 지인의 마약 투약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경찰 조사를 마치고 나온 전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