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욱 사장 퇴임 뒷배경은
임기간 원희룡장관과 만남 불발
대한항공 실탄 사건 후 사퇴 압박
“내달 경영평가 후 용퇴하겠다”

최근 김경욱(사진)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인천공항을 방문한 행보에 대한 기억들이 소환되고, 회자되고 있다.

대한민국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을 관리·운영하는 수장이자 국토부 산하 기관장인 김경욱 사장이 취임 1년째를 맞는 원희룡 장관의 얼굴조차 대면하지 못하고 물러나는 상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27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사장은 인천공항공사 해외사업과 관련 2022년 5월 15~23일 싱가포르와 쿠웨이트 출장기간에 원 장관의 인천공항 방문 계획에 따라 쿠웨이트 출장을 포기하고 서둘러 귀국했다.

하지만 대면은 불발됐다.

이때는 원 장관의 일정이 변경되면서 만남이 성사되지 않았지만 아직까지도 김 사장은 국토부 산하 기관장으로서 장관을 만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올해 1월6일에도 원 장관은 중국발 입국자들에 대한 PCR(유전자증폭) 검사센터, 대기장소 등 방역현장 점검차 인천공항을 방문했지만 두 사람의 조우는 이뤄지지 않았다.

의도했든 안했든 당시 장관 순시에 따른 동행과 현안보고를 본부장이 맡았다.

대한항공 여객기 안에서 실탄이 발견된 항공보안 사고로 여객기가 활주로에서 '실탄회항'한 사건 이틀 뒤인 12일에도 인천공항에 대한 현장 점검에 나섰던 원 장관을 김사장은 만날 수 없었다. 부사장이 장관 일정을 수행했다.

당시 원 장관은 인천공항에서 발생한 기내 실탄 반입 사건을 두고 “대처가 적절했는지 철저히 조사하고, 보안 실패가 확인되면 단호히 처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시 이틀이 지난 14일 인천공항을 통해 원 장관이 해외출장을 위해 출국할 때에도 김 사장을 '패싱' 했다.

출국하는 장관을 관례적으로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배웅하고 막간을 이용한 대화도 나누지 못했다.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를 두고 인천공항에서는 문재인 정부 시절에 임명된 김 사장을 만나는 것 자체를 원 장관이 다분히 의도적으로 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 16일 국토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대한항공 여객기 안에서 실탄이 발견된 보안사고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공항 관계자들은 사퇴 압박을 강하게 받은 것으로 이해하는 분위기다.

최근 김 사장은 “인천공항 운영에 차질이 없게 4월 경영평가 이후에 용퇴한다”며 “구체적 입장은 28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사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검찰 수사와 감사원 감사를 받기도 했다. 스카이72 골프장 관련 업무방해와 배임 의혹에 대해 인천지검이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는데 서울고검은 지난해 8월 재기 수사 명령을 내렸고, 감사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재무건전성 등 인천공항공사에 대한 감사를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다.

/김기성 기자 audis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