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세부 질문 사전에 안보내”
시의원 “약속한 답변 미작성”
亞모델 페스티벌 등 현안 질의
답변서 도착때까지 공방전 예고
길들이기 vs 군기잡기 해석 분분

의정부시 집행부와 시의회가 사사건건 맞부딪치면서 '시정 질문' 현장에서 시장이 의원에게 “서면으로 답변하겠다”는 똑같은 답변을 10여 차례 반복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시장은 시의원이 세부 질문 내용을 사전에 보내지 않아 발생한 일이라고 의원에게 책임을 돌리고, 의원은 시장이 먼저 서면으로 답변하겠다고 약속하고 답변서를 보내지 않아 생긴 일이라고 떠넘겨 갈등이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26일 의정부시와 의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열린 의정부시의회 제2차 본 의회의 시정 질문에서 조세일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김동근 시장이 “서면으로 답변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두 사람의 갈등은 20여분간 계속됐으며, 많은 공무원과 시민들이 이 상황을 현장이나 유튜브 방송을 통해 지켜봐야 했다.

조 의원이 복합문화융합단지 민관합동검사단에 시의원이 포함되지 않은 이유를 따지는 첫 질문에 김 시장은 성실한 답변을 위해선 질문서가 72시간 전에 와야 하는 데 조 의원을 이를 어겼다고 항의했다.

'시정 전반에 관한 사항 등'이라고만 문건을 받아 답변 과정에서 왜곡과 행정력 낭비가 염려되는 만큼 구체적으로 질의서를 보내오지 않은 모든 질문에 대해선 “서면으로 답변하겠다”고 응수했다.

조 의원은 지난해 개최된 아시아 모델 페스티벌에서 중계임차료 계약서도 없이 2억9700만 원의 세금계산서를 끊고 2억3000만 원만 계좌 이체를 한 사례와 SNS 마케팅 홍보 위탁 계약 업체의 업종이 '즉석식품판매업'이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총원이 55명인 의정부시문화재단에 4급 국장이 4명이 필요한 이유가 뭐냐고 캐물으며 보도자료를 통해 선거 캠프 관계자를 채용하기 위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김 시장은 모든 의혹에 대해 즉답을 거부, 답변서가 도착할 때까지 '진실공방'에 빠지게 됐다.

조 의원은 “구체적 질의서를 안 보낸 것은 지난해 12월 7일 시정 질문 때 시장이 서면으로 답변하겠다고 밝히고, 답변서를 제대로 보내지 않아 '시정 전반'으로 넓혀 질의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더불어민주당 의정부시(을) 지역위원회 시의원들은 '정치개입 공무원 노조는 즉각 사과하라!'는 성명을 내고 “노조가 정치개입을 하고 있다”고 주장, 의회와 집행부 노조 간 갈등도 확산되고 있다.

이 문제는 김지호 시의원이 의원실을 찾아와 도시개발과 관련된 설명을 하던 모 팀장에게 “돈 받았냐?”고 묻는 등 갑질을 했다며 노조가 사퇴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특정 국회의원 지역 사무실에 집회신고를 한 게 발단이 됐다.

<인천일보 3월14일자 3면>

이처럼 의회와 집행부 간 '잡음'이 끊이지 않는 것에 대해 지역 정치권은 집행부가 초선 의원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설과 초선 의원들이 집행부 '군기 잡기'에 돌입했다는 해석이 나돌고 있다.

/의정부=김기준 기자 gjkim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