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조사 결과 만족도 96.7%
공공시설은 빈 곳 찾기 어렵고
아파트 공동구역은 주민 반대
계양구 올 3곳 목표·2곳 신청 無
시 일정액만 지원…자치구 부담

인천형 육아 공간인 '아이사랑꿈터'가 높은 이용자 만족도를 바탕으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설치를 맡은 자치구는 장소를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아파트 주민 동의를 얻지 못하면서 신청자가 나타나지 않고, 예산 부담까지 더해져 이중고에 빠진 상황이다.

계양구는 아이사랑꿈터 2곳을 추가로 설치하기 위한 장소를 수시 모집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아이사랑꿈터 4곳을 운영하는 구는 올해 7호점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7월 개관 예정인 효성동 도시재생어울림복지센터에 5호점이 문을 열지만, 나머지 2곳은 신청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아이사랑꿈터는 공공시설이나 아파트 공동시설, 폐원 어린이집 등에 설치된다. 하지만 공공시설에선 빈 공간을 찾기가 어렵고, 아파트는 반대 여론에 가로막혀 있다.

구 관계자는 “아파트 관리동에 설치하는 경우 외부인이 이용하려면 주차 공간이 필요한데 주민 투표에서 절반을 넘지 못한 사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지역도 사정은 비슷하다. 부평구는 최근 아이사랑꿈터 설치 장소를 찾기 위해 재공고를 냈다. 올 들어서만 세 번째다. 구 관계자는 “올해 2곳을 모집하는데 한 군데만 신청이 들어왔다”며 “아파트 측에서 조건을 따져보다가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인천시청 전경. /사진제공=인천시
인천시청 전경. /사진제공=인천시

인천시가 영유아 공동 육아시설로 도입한 아이사랑꿈터는 2019년 남동구 서창동 1호점을 시작으로 시내에서 모두 46곳이 운영되고 있다. 입장료 1000원으로 놀이 공간을 이용할 수 있고, 부모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도 열린다. 시가 지난해 7월 발표한 아이사랑꿈터 만족도 조사 결과, 응답자 841명 가운데 96.7%가 “시설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긍정적 평가에 힘입어 시는 올해 아이사랑꿈터를 63곳까지 늘리려고 하지만, 자치구는 예산 부담도 내비친다. 기존 시설을 개조하는 과정에서 공간마다 비용 차이가 있는데도 시가 일정 금액만 지원하는 까닭이다. 여기에 자재비 상승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 영유아정책과 관계자는 “기초단체가 확충 계획을 세우면 그에 맞춰 예산을 편성한다. 설치 장소마다 시설비를 달리 책정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