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달린 거리만 319.878㎞
신도림 나이트런서 여자부 1등 기록
가슴에 '포천시의회' 마크 달고 홍보
“나 자신과 싸워 이겼을때 희열 느껴”
인천국제하프마라톤대회 출전 예정

319.878㎞. 손세화(38·사진) 포천시의회 의원이 마라톤에 도전해 뛴 총 거리다.

마라톤은 42.195㎞(풀코스)를 달리는 스포츠다. 그가 뛴 총 거리는 풀코스 7번을 완주하고도, 약 24㎞를 더 뛰었다고 보면 된다.

손 의원이 마라톤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9월 포천시는 제1회 한탄강 마라톤대회를 준비했다.

초선 의원인 그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10㎞ 코스를 뛰기로 했다. 한 달 전부터 시간이 날 때마다 운동화 끈을 동여매고 운동장을 뛰었다. 그런데 대회 출전을 앞두고 경기도 일원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했다. 결국 대회는 취소됐다. 난생처음 도전하려 했던 꿈도 사라졌다.

손 의원은 “태어나서 처음 도전하는 마라톤이었는데, ASF로 대회가 취소돼 아쉬웠다. 그때는 무사히 완주하려고, 정말 열심히 운동했다”고 했다.

아쉬움이 컸던지 그는 포털사이트에서 마라톤대회를 검색했다. 신도림 디큐브시티 나이트런 마라톤대회가 눈에 띄었다. 곧바로 10㎞ 코스를 접수했다.

대회가 열린 날은 무척 더웠다. 첫 도전이라서 그런지 무척 힘들었다. 한 걸음 한 걸음씩 차근차근 뛰다 보니 어느새 결승선 테이프를 끊었다.

다리가 풀려 털썩 주저앉았다. 안내방송을 통해 여자부 1등이란 소식이 들려왔다. 메달과 기록지(1시간18분)를 받고 나니 “해냈다”는 자부심에 뿌듯했다.

이때부터 마라톤에 푹 빠졌다. 또 달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해 10월 광진구청장배 마라톤대회를 시작으로 10㎞ 코스를 4번 더 출전했다.

2022년 10월엔 여주 세종대왕 마라톤대회 하프(21.0975㎞)코스에 도전했다. 역대 10번째 출전이었는데, 기록은 2시간37분31초였다.

자신감이 붙었다. 이후 하프와 10㎞를 번갈아가며 뛰었다. 올해 3월엔 서울 도심에서 열린 '2023 서울마라톤' 대회에 출전해 풀코스를 완주(4시간56분03초)했다.

손 의원은 “풀코스는 처음인 데다 컨디션도 좋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출발할 때 많이 긴장되고 떨렸다”면서 “속으로 '욕심내지 말고 즐겁게 달리자'고 다짐했는데, 32㎞ 지점에선 너무 힘들어 눈물이 났다. 잠실대교를 건너갈 때쯤 많은 분이 응원해줘 힘을 냈다. 완주한 뒤에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마구 쏟아졌다. 태어나서 처음 느껴본 경험이었다”고 했다.

그는 2019년 9월부터 지금까지 약 43개월 동안 10㎞ 13번, 하프 7번, 풀코스 1번 등 총 21번을 뛰었다. 가슴엔 '포천시의회' 마크를 달고 홍보까지 했다.

지난해 6·1 지방선거 때 재선에 성공한 손 의원은 지역에서 활발한 정치활동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5대 의회 때는 '전국 최연소 의장'이란 기록을 남겼다.

이러다 보니 철각(쇠같이 튼튼하고 굳센 다리)의 마라토너란 사실은 잘 모른다. 그는 마라톤이 의정활동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활력소가 된다고 말한다.

손세화 의원은 “마라톤은 자신과 싸움이라고 한다. 대회를 출전할 때마다 조금씩 욕심이 생기고 목표가 생겼다”면서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을 때 희열과 성취감을 얻었다. 바쁜 의정활동으로 힘들고 지칠 때 많은 도움이 됐다. 앞으로도 부상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꾸준히 달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26일 인천일보가 주최하는 제23회 인천국제하프마라톤대회도 출전한다. 지난해 9월 인천강화마라톤대회에 이어 두 번째 도전이다.

/포천=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