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 내 70명 중 5명만 벗어
시민 “미세먼지 심해서 사용”
버스기사, 승객과 말다툼 해방
인천시 “홍보 통해 지도 예정”
▲ 코로나19로 적용된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20일 인천 미추홀구 롯데백화점 앞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20일 오전 8시20분 인천지하철 1호선 문학경기장역을 지나 인천터미널역으로 향하는 전동차 안.

전동차 한 칸에 탄 승객 70여명 중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은 5명에 불과했다.

보건용 마스크를 쓴 직장인 최모(28·여)씨는 “평소에 일회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편인데 오늘은 미세먼지가 심하다고 해서 KF94 마스크를 쓰고 나왔다”며 “날씨가 좋아지기 전까지는 집에 사놓은 마스크를 사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부터 대중교통과 대형마트·역사 내 약국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음에도 인천시민 대다수는 코로나19가 아닌 심각한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쉽게 벗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같은 시각 구월동 한 버스정류장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현장에서는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 24명 중 4명만 마스크를 벗고 있었다.

반면 마스크 착용 부담이 크게 줄어든 것에 대해 기뻐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대학생 안모(25)씨는 “예전에 마스크 챙기는 걸 까먹어서 광역버스를 놓친 적이 있는데 앞으로는 마스크 없이도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어서 편하다”며 “오늘은 미세먼지가 많아서 마스크를 들고나오긴 했지만 마스크로 피부 트러블이 심해져 착용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111-2번 시내버스를 운전하는 기사 송모(53)씨는 “오전 7시부터 일했는데 10명 중 2명꼴로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며 “마스크를 벗고 운전할 수 있어서 홀가분하고, 승객과 말다툼할 필요가 없어져서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남동구 한 백화점 내 약국을 운영 중인 약사 박모(41)씨도 “이전에는 약국을 찾는 손님들이 마스크 없이 들어가도 되냐고 여쭤보거나 머뭇거리는 손님들이 많았다”며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고 요청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져서 만족한다”고 전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만큼 단속보단 안내나 홍보를 통해 시민들 혼란을 줄일 수 있도록 지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나라 기자 nar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