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영통구 초교앞 아슬아슬
차량 이탈·찔림사고 등 우려

'월 1회 이상 점검' 지침 불구
인력·예산난에 관리 어려움
▲ 17일 오전 8시반쯤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한 어린이보호구역 내 안전펜스 일부가 소실된 채 '위험'이라고 적힌 안전테이프만 엉성히 둘러쳐져 있는 모습.

지난 17일 오전 8시 30분쯤. 수원시 영통구에 있는 한 초등학교 앞은 등교하는 아이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인근 1.59km가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된 해당 초등학교는 중학교와 체육센터가 바로 붙어 있는 데다, 인근이 200~400세대 이상의 아파트 단지들로 둘러싸여 출퇴근 시간만 되면 통행량이 급증하는 곳이다.

그러나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중학교 정문 50m 앞에는 안전펜스(방호울타리) 대신 일부 구간이 아예 소실된 채 방치돼 있었다. 내리막길 4차선 도로에 버스 정류장까지 설치된 이곳엔 '위험'이라고 적힌 안전테이프만 엉성히 둘러쳐져 있는 상태였다.

2014년 한 중학생이 횡단보도를 건너다 신호 위반 차량에 숨진 인근 아파트 단지 앞 도로에도 곳곳에 안전펜스는 녹슬고 부식된 채 망가져 있었다. 차량 이탈 등을 막아야 할 안전펜스는 녹슬다 못해 중간 부분이 부러져있어 사고 시 오히려 찔림 피해까지 우려될 정도였다.

지역주민 A씨는 300m가량 설치된 도로 양쪽의 안전펜스를 발로 툭 차 마치 칼싸움을 하듯 휘두르는 학생들을 보고 기함할 듯 놀랐다고 한탄했다. 그는 “이곳 광교 웰빙타운 대부분이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는데 10년 전 설치한 안전펜스가 그대로 방치돼 있다”며 “일부 구간은 최근 안전펜스를 교체했는데 아직도 위험한 곳이 많아 볼 때마다 불안하다”고 말했다.

수원지역내 어린이보호구역 지정된 곳은 202개소로 이중 안전펜스 설치된 곳은 101곳이다. 안전펜스는 도로교통법 등 관련법에 의해 어린이보호구역 내 반드시 설치하게 돼 있다. 시는 올해 해당 구역 내 안전펜스를 포함, 미끄럼방지 시설 설치와 도로포장 등을 위해 2억3000만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관련 지침에 따라 시는 최소 월 1회 이상 어린이보호구역 내 안전펜스의 유지보수를 위한 점검을 시행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지침에도 불구하고 관련 민원이 접수되거나 다른 안전시설물 등을 점검할 때에만 함께 관리하고 있다. 인력과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다.

정기점검도 반기별로 1회만 실시 중이다. 지난해 9월 시내 어린이보호구역 전반을 담당자 한 명이 한 달여에 걸쳐 현장점검 한 후 올해는 현재까지 별도의 정기점검은 진행되지 않았다. 이번 학기는 코로나19 이후 전면 대면 수업 진행에 졸업식, 입학식 등 각종 행사도 정상적으로 진행되며 통학 환경에 대한 점검이 필요했음에도 사실상 대비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셈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현재로썬 한정된 인원과 예산으로 200개 넘는 현장을 모두 관리하기 어렵다. 다른 지자체들도 마찬가지의 상황일 것”이라며 “그렇지 않아도 (어린이보호구역 내 안전펜스에 대해) 점검이 필요해 이주 내 유지·관리를 발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박지혜 기자 p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