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고령화율을 보이는 일본에선 2009년부터 '슈카츠(終活·종활)'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인생의 마지막인 '죽음'을 맞이하기 위한 생전의 활동이라는 뜻이지만 누구에게나 다가올 '죽음'까지 슬기롭게 준비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2009년 대법원이 무의미한 연명치료 장치 제거 등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한국 사회에도 존엄성과 가치, 품위를 지키며 삶을 마무리하는 '죽음'. 즉, 편안한 죽음 관련 논의가 본격화됐다.

'연명의료결정법'이 2016년 제정되면서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들의 죽음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존중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이후, 올 1월까지 160만959명이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서명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19세 이상 성인이 아파서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됐을 때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착용 등 연명의료 없이 죽음의 의사를 스스로 결정하겠다는 뜻을 미리 밝혀두는 서류다.

지난해 12월 죽음을 스스로 미리 준비하며 살아온 날을 아름답게 정리하는 문화 확산을 위해 '김포시 웰다잉(Well-Dying)문화 조성에 관한 조례안'이 제정됐다. 지난달에는 김포시보건소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으로 지정돼 김포시민들을 대상으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받고 있다.

살아가는 동안 정신적, 육체적으로 행복한 삶을 살았다고 해서 고통 속에서 죽음을 맞이한다면 결코 행복한 삶이라고 할 수 없다.

'멀리 있는 죽음을 보면 가까이 있는 삶이 보인다'는 어느 철학자의 말처럼 죽음으로 종결되는 삶이 행복하고 의미 있게 마무리되기 위해서는 이제 '웰 다잉'이 필수가 됐다.

/권용국 경기본사 사회2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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