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봄학교 시행 2주…학교 현장은

정규 수업 후 '초1 에듀케어' 진행
수요 높으나 학생들 하교 등 혼란
교육청 강사 지원·안전 인력 필요

'아침이 행복한 학교' 확대 운영
짧은 준비 기간에 지도 어려움
▲ 인천시교육청./인천일보DB
▲ 인천시교육청./인천일보DB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강사를 섭외하느라 정작 교과서를 펴보지도 못한 채 새 학기를 맞았어요.”

인천 한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 업무를 담당하는 교사 A(36)씨는 14일 “학기 초가 연중 가장 중요한 시기인데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가 없다. 아이들에게 가장 미안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인천 30개 초등학교에서 첫발을 뗀 늘봄학교가 안착하지 못하고 있다. 개학한 지 2주가 지난 상황에서도 교육 현장 피로도가 가중되자 인력 보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늘봄학교 프로그램은 신입생 돌봄 공백을 줄이는 '초1 에듀케어'와 '아침이 행복한 학교'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특히 정규 수업이 끝난 뒤 진행되는 '초1 에듀케어'는 높은 수요만큼 혼란도 뒤따르고 있다.

A씨는 “생활 수칙이나 지리를 전혀 모르는 신입생을 안내할 인력도 부족하다 보니 학생들이 뿔뿔이 흩어져 하교하는 바람에 학부모 민원도 계속된다”며 “단순한 돌봄이 아니라 양질의 프로그램이 진행되도록 교육청이 강사를 지원하고, 행정·안전 인력도 보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시교육청은 늘봄학교에 더해 기존 인천형 돌봄 프로그램인 '아침이 행복한 학교'도 이번 학기부터 확대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2개 초등학교에서 시작한 '아침이 행복한 학교'는 올해 18개 교가 늘어나 총 30곳에서 운영된다.

'아침이 행복한 학교'는 정규 수업 이전에 등교한 학생들에게 돌봄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아침 돌봄만 놓고 보면 늘봄학교와 동일하다. 늘봄학교 시범 운영을 합치면 모두 60개 교에서 아침 돌봄이 이뤄지는 셈이다. 이주연 인천교사노동조합 위원장은 “준비 기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학교 돌봄이 확대되다 보니 학생 지도에 어려움이 크다”고 지적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시행 과정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아 학교들을 방문해 현장 목소리를 듣고 있다”고 밝혔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