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기준 19만4000가구서 총 32만3600마리 길러
지난해 등록 동물 18만1490마리…매년 평균 13% 증가

등록제 정착 지원…입양 관리 '복지문화센터' 설치 공약
놀이터 6곳 확충…장묘시설 갖춘 '테마파크' 만들 계획
소유주 준수 의무·단속 강화로 '펫티켓' 문제 갈등 해소
▲ 유정복 인천시장이 후보 시절 반려견 희망이를 안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인천시

어느 순간부터 우리도 모르게 애완동물 대신 반려동물이란 말이 귀에 더 익숙해졌다. 단순히 '애착'의 대상이 아닌 평생 삶을 함께하는 '가족'이란 인식으로 서서히 확장된 것이다.

실제로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한다는 뜻의 '펫팸족(Pet+Family)', 사람과 같이 질 좋은 옷이나 사료 등을 찾는 소비 활동 '펫코노미(Pet+Economy)', 아이 없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맞벌이 부부인 딩펫족(Dounble Income No Kids+Pet), 반려동물을 자신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펫미족(Pet=ME)' 등의 신조어가 생기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1인 가구 증가와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나타났다.

2020년 통계청의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인천시민 가운데 19만4000가구가 총 32만3600마리의 반려동물을 양육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시에 등록된 동물 수는 2020년 12만8375마리에서 2021년 16만1154마리, 지난해 18만1490마리로 매년 평균 13%가량 증가하고 있다.

인천시는 '사람과 동물이 함께하는 행복 도시 조성'을 비전으로 반려동물의 요람부터 무덤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하고자 생애주기별 종합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동물보호와 동물복지, 반려동물산업, 제도 개선 등 4개 분야를 중점 추진 시책으로 정했다.

▲ 유정복 인천시장이 반려견 재티를 안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인천시
▲ 유정복 인천시장이 반려견 재티를 안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인천시

▲반려동물 보호 위해 복지문화센터 설치

반려동물이 '가족'의 개념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지만, 동물 유기는 여전히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다행히 인천의 경우 유기동물의 수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2019년 6818마리에서 매년 조금씩 감소해 지난해 5788마리로 줄어들었다.

동물 유기가 사회문제로 떠오른 것은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와 관리제도에 대한 인식이 미흡한 탓이다.

인천시는 반려동물 보호를 위해 다양한 사업들을 계획하고 있다. 동물 등록제 정착을 위한 홍보와 등록비 지원, 유실·유기 동물 관리, 반려동물 인식개선 교육, 동물보호 명예감시원 운영 활성화, 맹견 사육허가제 등이 있다.

이를 위해 유정복 시장은 반려동물 복지문화센터 설치·운영을 공약사업으로 내걸었다. 연수구 문학터널 관리동을 증축·리모델링해 유실·유기 동물의 입양을 관리하는 등 복지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2021년 인천에 발생한 유기동물 전체 5928마리 가운데 32.9%에 달하는 1955마리는 자연사, 8.4%의 498마리는 안락사를 맞아야만 했다. 반려동물 복지문화센터를 조성해 올바른 입양문화를 형성해 입양률을 높여 안락사율 최소화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구상이다.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2011년 5월 16일 열린 대한수의사회 이사회에서 '명예 수의사'로 추대됐다. /사진제공=인천시

▲놀이터·테마파크, 반려동물 복지 증대

반려동물 양육인구가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반려인의 동물복지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지만, 관련 시설은 현저히 부족한 실정이다.

우선, 시는 취약계층 반려동물 의료지원, 장묘업체와 업무 협약(MOU)을 통한 시민 편의 제공, 실외견 중성화 수술 지원 등의 대안을 장기적으로 검토해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반려동물 놀이터 설치와 공공 장묘시설을 포함한 테마파크 조성을 중점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반려동물 놀이터 설치는 유 시장 공약사업이다. 시는 40억원을 투입해 6개소를 추가로 만들어 오는 2026년까지 총 10개소로 늘릴 계획이다. 현재 남동구 인천대공원, 계양구 꽃마루 공원, 연수구 송도달빛공원, 미추홀구 문학산 반려동물놀이터 등 공원 4곳에만 설치돼 운영 중이다.

반려동물 가정의 지속적인 증가와 함께 반려동물 동반 산책 등 운동 수요 증가에 맞춰 적절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반려동물 교육문화 프로그램 센터도 함께 운영될 방침이다.

반려동물 테마파크는 공공 장묘시설과 함께 조성될 계획이다. 반려동물이 '가족'이란 인식으로 장묘시설에 대한 수요는 끊임없이 증가하는 반면 혐오 시설로 여겨져 그동안 부지 선정에 어려움이 있었다.

따라서 단순한 혐오 시설을 넘어서 반려인과 비반려인이 함께 찾을 수 있는 테마파크 형태로 조성된다. 화장·추모 시설, 반려동물 놀이 공간, 장례·애견용품 판매장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지난달 19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23 인천시수의사회 정기총회'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반려인·비반려인 인식 해소 필요

반려동물 산업 관리와 제도 개선도 주요한 사업 추진계획 중 하나다.

반려동물 영업장 지도점검 강화, 동물병원 진료비 투명화, 사료 안전성 검사와 함께 현재 시범사업으로 추진 중인 반려묘 동물등록 의무화 건의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반려인과 비반려인 공존을 위한 인식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그동안 개 물림 사고와 공공장소에서 반려동물의 분변 뒤처리 미흡 등 펫티켓 부족이 이어지며 사회적 갈등이 발생했다.

특히 비반려인은 가족과 가축 사이에서의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차이로 동물보호 관련 예산 지원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보이는 등 동물보호와 복지에 대한 시각차가 있었다.

시는 동물보호 조례 개정 등을 통해 반려동물 소유주의 준수 의무사항을 강화하고 위반자에 대한 현장 지도단속 활동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강승유 시 농축산과장은 “반려동물 생애주기별 종합대책을 원활하게 추진해 반려동물의 복지 환경을 개선하고 반려인의 책임 있는 반려문화 정착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변성원 기자 bsw90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