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인천 동구 현대시장에서 인천소방본부 화재조사팀 등 합동감식반이 감식을 하고 있다. 이 시장에서는 전날 오후 11시 38분께 화재가 발생해 점포 55곳이 타는 등 피해가 났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5일 인천 동구 현대시장에서 인천소방본부 화재조사팀 등 합동감식반이 감식을 하고 있다. 이 시장에서는 전날 오후 11시 38분께 화재가 발생해 점포 55곳이 타는 등 피해가 났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5일 오전 10시 인천 동구 송림동 현대시장.

시장에 가까워지자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화마가 휩쓸고 간 자리에는 검게 그을린 뼈대와 녹아내린 생필품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상인들은 망연자실한 상태였다.

30년 넘게 채소 장사를 해온 임옥수(62·여)씨는 “순식간에 가게 절반이 불에 타 사라져버렸다”며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고 지금도 무서워서 다리가 떨린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1000만원가량 채소들이 다 타버려 당장 내일부터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다”며 “시장을 복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테니 그전까지 장사할 수 있는 임시 장소를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상인 이경자(54·여)씨도 “자다가 시장에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헐레벌떡 뛰어나왔다”며 “다행히 내 가게까지 불이 번지진 않았지만 자칫 더 큰불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생각에 아찔하다”고 털어놨다.

5일 인천 동구 현대시장에서 유정복 인천시장,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 등 관계자들이 화재현장을 점검 하고 있다. 이 시장에서는 전날 오후 11시 38분께 큰불이 나 점포 212곳 가운데 55곳이 타는 등 피해가 났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5일 인천 동구 현대시장에서 유정복 인천시장,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 등 관계자들이 화재현장을 점검 하고 있다. 이 시장에서는 전날 오후 11시 38분께 큰불이 나 점포 212곳 가운데 55곳이 타는 등 피해가 났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전날 오후 11시38분쯤 현대시장에서 큰불이 발생했다. 이 불로 시장 내 점포 205개 가운데 55개가 불에 탔다.

인근 소방서 5∼6곳의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한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2시간50여분 만에 불을 완전히 껐다.

피해 점포 대부분은 화재보험에 가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화재는 방화 사건일 가능성이 높다.

중부경찰서는 일반건조물방화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다.

그는 전날 오후 11시38분쯤 현대시장 내 점포 3곳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상인들도 누군가가 일부러 불을 질렀을 가능성을 제기한 상태다.

횟집을 운영하는 채태석(70)씨는 “불길이 3∼4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난 걸 보면 방화가 틀림없다”며 “경비 아저씨가 ‘처음 불이 난 곳을 진화하는 와중에 다른 곳에서 또 불이 났었다’고 하더라”고 주장했다.

5일 인천 동구 현대시장에서 유정복 인천시장,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 등 관계자들이 화재현장을 점검 하고 있다. 이 시장에서는 전날 오후 11시 38분께 큰불이 나 점포 212곳 가운데 55곳이 타는 등 피해가 났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5일 인천 동구 현대시장에서 유정복 인천시장,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 등 관계자들이 화재현장을 점검 하고 있다. 이 시장에서는 전날 오후 11시 38분께 큰불이 나 점포 212곳 가운데 55곳이 타는 등 피해가 났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경찰은 시장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A씨를 방화 용의자로 특정한 뒤 이날 오전 9시50분쯤 동구 자택에서 그를 검거했다. 체포 당시 A씨는 술에 많이 취한 상태였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류제국 형사과장은 “A씨는 시장 상인이 아니고 시장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도 아니다”라며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창욱∙이나라 기자 chuk@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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