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별곡」 「새는 하늘에서 춤을 추지 않는다」 등의 시집을 발표했던 정명섭 시인이 세번째 시집 「소래포구에서」(해림출판사 펴냄)를 냈다.

 표제시인 「소래포구에서」를 비롯해 「보시」 「시인일기」 「꽃잎 떨어지는 날」 「각원사 가는 길」 「달빛 받으며」 등 6부로 나눠 47편의 시들을 한데 묶었다.

 정씨는 어렵지 않은 언어로 순수한 서정시를 추구한다는 평을 얻고 있는 중견시인. 장시를 주로 많이 써온 시인답게 이번 시집에서도 시행에 파격을 가한 산문시 형태가 많이 눈에 띈다.

 산문시 형태를 취한 「시인일기」에는 IMF시대 경제적으로 힘들게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시인 자신의 적나라한 생활 모습이 담겨졌다. 고통과 방황을 수반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이를 초월하려는 시인의 의지가 짙게 배어 있다.

 「소래포구에서」는 어렸을 적 느낌에서 급격한 도시화나 시대 흐름에 따라 정취가 변할 수 밖에 없는 소래포구의 감상과 추억을 담았다. 유년시절 동경과 추억에서 떠나 버린 현재의 소래포구를 배경으로 한 이 시편에는 시인의 자유에의 의지나 열망이 잘 나타나 있다. 1백2쪽, 값 6천원.

〈구준회기자〉 j hkoo@incho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