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이 찾아오면 귤 다음으로 가장 먼저 생각나는 대표적 과일 딸기, 그런데 딸기는 본래 겨울철 과일이 아니라고 하는데요.

겨울이면 5성급 호텔도 앞다퉈 선보이는 '딸기 뷔페' 와 딸기 메뉴로 가득 찬 카페들….

 

'그럼 이 딸기들은 다 어디서 온 거지?'

 

궁금증을 못 참고 직접 딸기 농장으로 가봤습니다.

 

 

▲ '딸기의 하루' 농장 내 전경.

 

들어서자마자 달콤한 딸기 향이 반겨주는 이곳은 인천 남동구 남촌동에 자리 잡은 체험형 딸기 농장 '딸기의 하루' 입니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최재혁 대표가 부모님이 은퇴 후에 하시던 노지농사 자리에 시설농장인 이곳을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처음 농사 시작할 때는 부모님의 반대가 있었다고 했지만 곧 최 대표의 열정적인 모습에 이내 백기,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노는 체험 농장을 만들고 싶다는 아들의 꿈을 응원해주셨다고 합니다.

2월 한파가 맹위를 떨칠 때 찾아간 500평 규모의 딸기밭엔 딸기들이 주렁주렁 열리고 있었습니다. 이 정도면 딸기철 겨울인 것 같습니다만?

 

▲ 500평 규모의 딸기밭에서 딸기가 익어가고 있다.

 

연령대별로 기억하는 딸기 철이 다르다?

 "딸기는 원래 겨울 과일이죠!" (20대 이 모 씨)

"무슨 소리야, 딸기는 봄 지나서 먹는 과일이지!" (50대 박 모 씨)

요즘 사람들은 딸기 철을 겨울(12월~1월)로, 지긋이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봄(3월~5월)으로 기억한다고 합니다. 1980년대 이전에는 딸기가 노지에서 자라 본래 겨울이 아닌 봄에 출하되었습니다. 대부분 5월 이후부터 수확을 시작했기에 겨울엔 맛볼 수 없었던 거죠.

 

겨울 품종 '설향'의 등장과 하우스재배라...

그렇다면 봄철 과일이었던 딸기가 어째서 겨울 과일의 대명사가 된 것일까요. 답은 농업 기술의 발달에 있습니다. 2000년대 이후 딸기는 하우스에서 재배되면서 계절의 영향을 덜 받게 됩니다. 특히, 2005년 이후 등장한 국산 딸기 품종 '설향'은 노지 딸기보다 당도가 훨씬 높고 해충에도 강해 재배도 수월한 편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생산량도 많아 다수의 딸기 농가는 두 팔 벌려 '설향'을 환영했습니다. 무엇보다 설향은 겨울철에도 잘 자라는 딸기였다고 합니다. 덕분에 우리는 계절에 상관없이 딸기를 먹을 수 있게 된 거죠.

 

▲ 초록색에서 빨갛게 물들어가고 있는 딸기.

 

천천히 익어야 더 맛있다

겨울철 하우스에서 키우는 딸기는 추운 날씨 탓에 90일 동안 천천히 초록색에서 빨갛게 물들어갑니다. 반면 봄철 따사로운 햇볕을 담뿍 받은 딸기는 익는 속도가 너무 빨라 30일 만에 출하 가능한 색이 돼버리죠. 아직 달콤한 당분을 다 품기 전에 색이 먼저 변해버리는 봄철 딸기, 자연스레 당도가 떨어지고 신맛이 강해지게 됩니다. 결국 과육이 가장 크고 맛있는 건 겨울일 수밖에!

 

▲ 최재혁/'딸기의 하루' 대표.

 

'나는 (젊은)농부, 휴대전화로 농사를 짓지...하지만 쉽진 않다'

미래 먹거리와 에너지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농업 불모지’이자 사막의 땅인 UAE도 집중하는 '스마트팜(농장 자동화 시스템)'. 최 대표 농장 역시 이를 갖추고 있었는데요. 휴대전화로 농장의 습도, 온도, 이산화탄소 등 집에서도 농장 전체를 관리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사실 아무리 똑똑한 '스마트팜’이어도 직접 방문해 관리해 줘야 하는 부분이 아직 있어서 항상 일손이 부족하다고 하네요. 그리고 아직 딸기 농장을 운영한 지 2년 차 '신입'이기에 쉽게 사람을 고용할 수 없어 부모님들과 지인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어려움은 이뿐만이 아니었는데요. 올겨울 가장 화두, 난방비 문제도 농장 운영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섭씨 10도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 딸기 농장은 겨울철에도 온종일 온풍기를 돌려야 하기에 한파가 기승을 부리면 난방기 사용량이 늘어나 농장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되죠.

 

▲ 농장을 찾은 손님에게 딸기 따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꿋꿋하고 성실하게 계속 일을 하는 이유,

저는 고향인 인천 남동구 남촌동에서 3대째 살아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좋은 추억이 많은 만큼 누군가에게도 자연과 함께했던 추억의 공간을 선물해주고 싶습니다.

-최재혁/'딸기의 하루' 대표

▲ 체험 농장에서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딸기 케이크 만들기 체험.

 

체험형 농장답게 이곳은 직접 딸기를 따고 즐길 수 있는 체험들이 가득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왔는데 사장님이 애들 눈높이에 맞춰 모든 걸 설명해주시더라고요.

그 자리에서 바로 딴 딸기는 마트 딸기랑 비교도 안 되게 신선하고 맛있어서 너무 놀랐고요.

딸기 케이크는 직접 만들어 모양이 조금 안 예뻤지만 너무 맛있었어요.

귀한 경험하고 갑니다.

-이민지/'딸기의 하루' 방문자

사장님의 바람처럼 누군가의 소중한 추억이 되기에 충분한 공간이었습니다.

 

▲ 체험 중 직접 딴 딸기.

 

날씨가 춥고 건조하면 면역력이 떨어지기 쉽다고 하는데 딸기에는 사과 10배의 비타민C가 들어 있다고 합니다. 사계절 중 딸기가 가장 맛있는 계절 겨울, 그 자리에서 바로 딴 신선하고 달콤한 딸기로 건강과 즐거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러 가볼까요?

/글·사진 채나연 기자 ny1234@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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