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위기 끄떡없는 세계도시 만들자

인천시 '시민이 행복한 세계 초일류도시'
미래 산업·녹색 일자리 창출로 달성 가능

해수면 상승으로 2100년 2조9000억 피해
당사자 해법 생산 '기후 적응 리빙 랩' 필요

국가보다 5년 앞선 '2045년 탄소중립' 선언
국제탄소거래시장 유치 '기후 금융 허브'로
RE100 산업단지 구축 통해 연관 산업 발전
▲./자료출처·제작=인천시·이연선 기자
▲탄손중립 그래픽./자료제작=이연선 기자

인천의 미래 꿈은 '시민이 행복한 세계 초일류도시'이다. 시민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들이 필요한가? 그리고 시민의 행복과 세계 초일류도시는 어떻게 연결되는가? 안전하고 일자리 많은 도시는 시민들을 행복하게 만든다. 세계 초일류도시는 세계화된 경제 속 글로벌 공급망의 허브 역할을 한다. 행복과 초일류 도시를 연결하는 핵심어는 일자리 창출이다. 인천이 기후변화에 대응할 때, 미래 산업과 녹색 일자리 창출을 통해 시민 행복과 세계 초일류도시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다.

인천과 같은 도시들은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의 최전선에 있다. 지표면의 2%도 안 되는 면적을 차지하는 도시에 인류 50% 이상이 살고 있다. 도로, 항만 등 사회간접시설과 함께 산업과 주거 지역이 밀집해 있기 때문에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약 70%가 도시에서 나온다. 높은 밀집도로 인해 기후변화의 피해에 가장 취약한 곳이기도 하다.

인천도 기후변화에 취약한 지역에 속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 IPCC)의 실무그룹 2 보고서에 따르면,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연간 인천의 연간 피해액이 2070년 약 1조1600억원, 2100년도 약 2조9000억원에 이른다고 예측한다. 동시에 물 부족, 폭염, 홍수 등의 위험이 예상된다.

기후변화는 전 세계적인 문제이지만, 지역에 따라 다른 영향을 끼친다. 인천 시민들이 행복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후변화로부터 안전한 기후방탄도시(climate proof city)를 만들 필요가 있다.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는 포항 지역에 시간당 100㎜의 비를 4시간 동안 퍼부었다. 국지적으로 내린 비 피해로 포항제철이 침수되었고 고로가 멈춰져 2조40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주변 지역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7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인천도 기후위기로부터 안전하지만은 않다. 크고 작은 산업시설이 몰려있고, 곳곳에 주거 지역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폭설, 폭우 등의 영향을 크게 받는 인천국제공항과 집중호우로 피해를 당한 중구 등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대응해야 하는 지역들이다.

기후변화로부터 안전한 인천을 만들기 위해 기후 적응 리빙랩(living lab)을 제안한다. 리빙랩은 사용자가 주도하는 혁신 방안을 실험을 통해 검증, 확산하는 방법이다. 전문가와 관 주도의 하향식 방법은 수용성이 낮은 한계가 있다. 리빙랩은 실제 문제를 직면한 당사자(기업, 주민, 전문가, 지자체)들이 문제 해결 방법을 함께 만드는 상향식 방법이다. 공동으로 만들어진 해결 방법은 실험을 통해 효과성과 수용성을 검증할 수 있다. 일례로 인천 산업단지에 위치한 공장의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폭염, 폭우, 홍수)을 인식하여, 경고와 대응 시스템을 전문가와 지역 주민들과 함께 만드는 것이다. 이를 인천 및 다른 지역 산업단지에도 적용하여 효과성과 수용성이 높은지 검증하여 확산한다.

위기 대응과 동시에 기후 적응에 대응하기 위한 시장가치 창출도 사용자들이 함께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시민들이 지하주차장 범람으로 인한 안전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건설회사, 지자체와 함께 기후방탄 아파트를 꿈꾸고 계획하여 실행할 때 안전성뿐만 아니라 상품성도 높은 아파트 단지를 공동으로 만들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후 적응 관련 산업과 일자리가 늘어나, 인천을 기후 위기로부터 안전한 도시로 거듭나게 할 수 있다.

▲./자료출처·제작=인천시·이연선 기자
▲ 2045 인천시 탄소중립 비전 및 목표./자료출처·제작=인천시·이연선 기자

온실가스를 줄이는 기후변화 완화 또한 인천을 시민들이 행복한 세계 초일류도시가 되게 하는 요소이다. 인천시는 '2045 인천광역시 탄소중립 비전' 선언을 통해 탄소중립을 국가 감축 목표인 2050년보다 5년 앞당긴 2045년에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2018년 인천에서 개최된 48차 IPCC 총회에서 지구 평균온도 1.5℃ 상승 억제를 목표로 하는 1.5도 선언도시이기도 하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저탄소 경제-생태도시 조성, 맞춤형 시민 기후행동 확대, 글로벌 기후협력체계 활성화, 기후위기 적응 강화라는 4대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탄소중립 세계도시 인천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인천시에 국제탄소거래시장을 유치하고, 재생에너지 RE100 산업단지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 도입 발표는 산업계의 탄소 저감이 국제 시장 경쟁력 확보에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었음을 보여준다. 미국 등 다른 국가들도 기후변화 대응을 명목으로 하는 다양한 통상 정책을 준비하거나 시행하고 있다. 한국은 다행히 탄소배출권 거래 제도를 2015년부터 시행하여 제도를 만들고 경험을 쌓았다. 국내 탄소배출권 거래소는 부산에 위치하지만, 국제적인 탄소배출권 거래와 기업 간의 자발적 탄소 시장을 인천에 유치할 때, 탄소중립 세계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 이미 인천에 위치한 녹색기후기금(GCF) 등 국제기구와 글로벌 기후협력체계를 활성화하여 기후 금융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자발적 탄소시장도 인천시가 눈여겨 봐야할 분야이다. 기업, 개인 등 다양한 참여자가 탄소 크레딧을 거래할 수 있는 민간 탄소시장이다. 아직 통합된 기준이 없는 시장이지만, 국제적으로 통일된 지침과 규정들이 마련되면 급격히 성장할 수 있는 분야이다.

싱가포르는 국제탄소거래시장 설치로 기후 금융 중심지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투자 전문 회사, 글로벌 은행들과 연합하여 국제탄소배출권 거래소를 설립할 예정이다. 중국의 도시들도 국제탄소거래시장을 유치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인천이 기후 금융이 중심지가 되는데 경쟁 도시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금융이 움직여야 산업도 움직인다. 사스키아 사센(Saskia Sassen)의 글로벌 도시(Global city) 개념은 글로벌 공급망의 투자, 법률, 회계, 광고, 금융 등 고부가가치 기업의 중심지이다. 탄소중립을 화두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는 시점에서 기후 금융과 투자 중심의 세계 도시 허브로 발전할 수 있다.

아울러 탄소중립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RE100 산업단지를 조성하여 경제-생태도시 목표를 달성하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 주민 수용성을 향상시킨 풍력발전 단지 조성으로 인천 산단에 재생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이 완성되면, 기후 금융과 산업이 동시에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질 것이다. RE100 산업단지는 재생에너지원의 사용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스마트 그리드와 에너지 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 : ESS)이 함께 조성되어야 한다. 동시에 수소경제와 연료전지, 친환경 모빌리티, 탄소중립 건축물, 자원순환 사업 등 최첨단 녹색 산업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RE100 산업단지는 개별 기업이 아닌 그룹 단위로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형태라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에게 유리할 수 있다.

'시민이 행복한 초일류세계도시 인천'은 기후변화에 주민들이 함께 해결책을 만들어 실행하는 리빙랩 기반의 적응 정책, 국제와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 유치, 재생에너지 시스템과 RE100 산업 단지를 통해 녹색 일자리 창출과 지속가능하고 안전한 정책들이 시행될 때 현실이 된다. 선도적인 기후변화 대응은 시민 행복과 세계도시의 비전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전략이다.

▲ 이태동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이태동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태동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공동기획=인천일보·인천학회·인천도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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