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10만명당 치료가능 사망률 48.58명
의사 수·공공병원 설치율 '전국 평균 이하'
필요 인력 없어 소아과 진료 중단되기도
인천대, 국립대 중 의과대 유일하게 없어
설립·운영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발의
지역 공감대 중요…범시민기구 출범 준비
'1432명.' 2020년 인천 지역에서 치료가 시의적절하게 이뤄졌다면 살릴 수 있었던 사망자 수다. 이는 최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발표한 '지역 의료격차 실태조사'에 따른 것이다.
경실련은 지역 의료격차 실태조사를 통해 2020년 전국의 인구 10만명당 치료 가능 사망률을 살펴봤다. 전국 평균 치료 가능 사망률은 43.8명으로 조사됐으며, 인천은 평균을 웃도는 48.58명으로 나타났다. 치료 가능 사망률은 치료가 시의적절하게 효과적으로 이뤄졌다면 살릴 수 있었을 사망자의 비율을 분석한 수치다.
'인구 1000명당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의 의사 수', '지역별 중 진료권역 내 300병상 이상 책임 공공병원 설치율'도 공개됐는데, 인천은 전국 평균 이하로 분석되면서 '최악의 의료취약지'로 분류됐다.
인천이 의료취약지로 꼽힌 것은 도서·산간 지역을 포함하고 있을뿐더러 국립 의과대학이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는 안정적인 의료인력 수급과 맞물린다.
2020년 공공보건의료 통계집을 보면 시도별 인구 10만명당 공공의료기관 인력(2019년 기준) 평균은 26.1명이나 인천은 평균에 한참 못 미치는 4.2명이다. 인천 인근 지역인 서울과 경기는 각각 34.7명, 13.4명으로 지역별 격차가 큰 것을 알 수 있다.
의료인력 부족으로 현장에서 필수 의료 분야 생태계 공백도 커지고 있다.
최근 상급종합병원인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은 소아청소년과 의사 부족으로 야간 진료를 한 달 넘게 중단했다. 지난해 인천 가천대 길병원도 소아청소년과 입원 진료를 중단한 바 있다.
상황이 이렇자 인천 지역사회에서는 다른 지역과 동일한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받고자 공공의료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공의료에 종사할 수 있는 인력을 키워내는 의대 설립이 핵심이다.
임준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장은 “인천의 경우 도서 지역 등 취약지를 포함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의사 수도 서울, 경기에 등에 비해 적은 편”이라며 “필수의료 인력이 없어 소아과 진료를 중단하는 사례까지 나올 정도로 열악한 게 지금의 현실인데 중장기로 봤을 때 점점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은 공공의대를 설립할 수 있는 여건, 국립 인천대가 있기에 이 부분을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타 지자체에서도 공공의대 설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 인천도 지자체와 시민들의 의지가 모여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인천대, '공공의대 설립' 범시민기구 출범 추진
인천지역 공공의대 설립 의제는 인천대학교가 주도하고 있다. 인천대는 전국 국립대 중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설치돼 있지 않은 학교로 공공의대 설립을 위한 객관적 당위성과 사회·과학적 타당성이 모두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학교는 2021년 코로나19 사태로 지역 공공 의료 확충 필요성이 대두하자 본격적으로 공공의대 설립에 뛰어들었다.
먼저, 지역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공공의대 설립 서명운동 및 지지운동을 시작했고, 지역 정치권에선 김교흥 국회의원 등 지역 국회의원들이 참여해 지역공공보건의료 지원대학으로 의과대학을 설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인천대학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상태다.
단, 현재 국회에 발의된 의대 신설 법안 중 특정 지역이나 대학을 명시한 법안은 총 7건으로 지역의 취약한 공공 의료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의대 설립에 뛰어든 상황이다.
학교는 인천이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만 등을 통해 연간 7000만 명이 드나들어 전 세계 감염병이 유입될 수 있는 최전방의 지역인 만큼 감염병 조기 대처 및 취약 의료 계층을 위한 공공 의료 인프라가 절실하다는 주장이다.
이호철 인천대 대외협력부총장은 “인천은 국가관문도시로 공공보건의료 인프라 확충이 절실하다. 공공의대 설립 추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구성원, 지역주민, 국민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2021년부터 설립 추진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고 올해는 본격적으로 인천시 등과 협의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공공의대 설립에 대한 시민 사회와의 공감대를 확대하기 위한 범시민기구 출범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뷰] 조승연 인천시 의료원장
“공공의대 설립 하루빨리 시작, 인천 필요성 절실…함께 준비를”
“지금 당장 의료 인력을 양성해도 현장 배치까지는 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공공의대 설립을 하루빨리 시작해야 합니다. 정부에서는 인력 수급 방안을 계획적으로 만들어 공공의료 확충에 힘써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승연(사진) 인천시의료원장은 공공의료 강화를 위해서는 인력을 양성할 공공의대 설립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국민 생명을 책임지는 필수의료 시스템이 붕괴할 조짐을 보이면서 공공의료 강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최근 대학병원에서는 의사 부족 탓에 소아청소년과 진료 중단 혹은 축소가 잇따랐다. 이는 소아청소년과만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의료를 담당하고 있는 과들의 문제로 꼽히고 있다.
“보건의료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인력 문제가 가장 해결이 어렵습니다. 기존에도 의사가 적은데 필수의료 분야에 뛰어드는 의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인천의료원의 경우 신장내과 투석 전문의를 구하기가 힘들어 진료가 중단됐고, 순환기내과도 근처 병원에서 하루 파견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이는 훗날 보건의료 시스템 붕괴를 도래할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이기에 공공의대 설립이 지금 당장에라도 필요합니다.”
상황이 이렇자 의료가 취약한 각 지역의 국회의원들은 너나 할 거 없이 공공의대 설립과 관련한 특별법을 발의한 상황이다. 인천 국회의원들도 국립대법인 인천대학교 공공의대 설치에 뜻을 모았다.
“지표들이 인천의 열악한 의료 환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천의 경우 의사도 부족하고, 공공병원도 부족하고 치료 가능 시민의 사망률이 높은 공공의료 취약지입니다. 공공의료 강화를 위해 인천시는 제2인천의료원 설립을 준비하고 있지만 인력 공급을 위해서 공공의대가 필요합니다. 아울러 이들이 자긍심을 느끼며 활동할 수 있게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수반돼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공공의료에 대한 인식 전환이 되면서 지속 가능해지지 않을까 싶어요.”
조 원장은 공공의료 강화는 정부의 방향 잡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을 위해 정부가 추상적인 공공의료 정책을 체계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보건의료의 큰 그림을 보고 나서줘야 할 때입니다. 우선 공공의대를 설립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이에 따라 지역을 선정하는 방식이 필요할 것입니다. 각 지자체는 필요성을 증명해야 할 것이고, 인천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지역사회와 함께 준비를 해나가야 합니다.”
/이슈팀=이은경·이아진·유희근 기자
/공동기획=인천일보·인천경실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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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와 간호사를 많이 양성하면 양성할 수록 부국강국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