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용석의 지구촌./인천일보DB

세계에서 가장 큰 철도역은 뉴욕의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이다. 1910년에 준공된 그랜드 센트럴은 장거리 철도 노선의 종착역이기도 하지만 뉴욕 교외 지역에서 시내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철도역이기도 하다. 20세기 후반부터 항공편이 확산하면서 철도가 뒤처지기는 했지만 인구가 조밀한 동부지역의 워싱턴 DC, 필라델피아, 보스턴 같은 대도시의 철도역사에는 승객들이 붐빈다.

▶철도 승객이 가장 많은 철도역은 일본 도쿄의 신주쿠(新宿)역이다. 시내 중심에 있는 도쿄역도 거미줄 같이 엉킨 도쿄 수도권의 철도망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고 온종일 승객들로 붐비고 있지만 신주쿠역의 승객수를 따르지 못한다. 출퇴근 시간에 신주쿠역의 수많은 출입구에서 들어가고 나오는 승객을 보면 거대한 인간 파도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도쿄에는 이 밖에도 우에노(上野), 시나가와(品川), 이케부쿠로(地袋)역이 있지만, 신주쿠나 도쿄역의 보조역할에 머문다.

▶철도 선진국들이 모여있는 유럽의 경우, 고속철도가 보편화 되면서 항공교통이 위축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런던의 유명한 철도역인 빅토리아역, 워털루역, 킹스크로스 역과 함께 프랑스나 베네룩스 쪽으로 떠나는 세인트 판크라스 국제역은 파리나 암스테르담으로 가는 승객들로 붐빈다. 베를린 중앙역은 독일 통일 후 유럽의 동서남북을 연결하는 철도노선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기도 하다.

▶파리에는 행선지 방향에 따라 각기 다른 생 라자르역, 북역, 리용역, 몽파르나스역, 동역 등 6개의 철도역이 있고 이들 역은 지하철과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다. 인상파 화가의 대표 격인 클로드 모네가 20세기 초 화폭에 남긴 증기기관차의 연기가 자욱한 쌩 라자르역이 오늘날 파리에서 가장 많은 승객이 이용하는 철도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뉴욕의 그랜드 센트럴, 도쿄의 신주구나 도쿄역, 런던의 빅토리아나 세인트 판크라스역 그리고 파리의 쌩 라자르역 모두가 역 입구에서 평면으로 역 내부로 들어가서 열차에 탑승하게 되어있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철도역인 서울역, 용산역, 영등포역, 부평역, 부산역처럼 승객들이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3층까지 올라가서 다시 1층 승강장으로 내려오는 역은 없다.

▶승객들이 많이 붐비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철도역사는 1987년 '철도역사 현대화'라는 명분으로 유통업자(백화점)들에게 시내 중심부에 있는 소비자(철도승객)들이 많이 몰리는 요지를 합법적으로 점거하게 하면서 시작되었다. 승객들 자신들도 열차에 탑승하기 위해서는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는 것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하루빨리 시정되어야 할 대표적인 적폐 현상이다. 앞으로 동인천역과 인천역의 민자개발이 추진된다면 개발업자 위주가 아닌 승객 편의를 위한 역사개발이 꼭!!! 되어야 하겠다.

▲ 신용석 언론인.<br>
▲ 신용석 언론인.

/신용석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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