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그룹 형지, 송도국제도시에 둥지
연면적 3만6592㎡·지상 23층 규모
다양한 의류 선봬…계열사도 속속 상륙

이랜드리테일도 쇼핑몰 내년 착공
'원-스톱' 생활공간 랜드마크 구상
경제청, K패션 전초기지 조성 포부

인하대·인천대 산학협력 시너지 가속

세계 유명 기업들이 뿌리를 내리면서 바이오와 반도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패션' 산업이 입지를 넓히고 있다. 멋스럽게 그려진 빌딩 스카이라인과 곳곳의 공원, 안팎의 물길까지 송도국제도시가 지닌 도시 이미지를 기반으로 의류 생산과 제조 기능은 물론이고 다양한 쇼핑시설 그리고 여러 대학 패션 관련 학과까지 모여 있어 글로벌 패션 타운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은 어느 정도 갖췄다는 평가다.

 


 

▲ 지난해 9월에 열린 인천 연수구 송도동 형지타워에서 열린 '패션그룹형지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이 임원들과 함께 'G3 미래선언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인천일보 DB
▲ 지난해 9월에 열린 인천 연수구 송도동 형지타워에서 열린 '패션그룹형지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이 임원들과 함께 'G3 미래선언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인천일보 DB

▲패션그룹 형지 입주, 송도 패션 생산 도시 시작점 될까

지난해 9월 패션그룹 형지의 본사와 계열사 입주 기념행사가 송도국제도시에서 열렸다. 형지는 엘리트 교복, 크로커다일레이디 등으로 유명한 곳이다. 1982년 창업 이래 계열사 포함 23개 브랜드와 전국 23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중국 교복 시장도 진출한 글로벌 패션기업이다.

입주 당시 형지그룹은 본사와 계열사(까스텔바작, 형지엘리트, 형지에스콰이아, 형지I&C, 네오패션형지)를 차츰 형지 글로벌 패션 복합센터(연수구 송도동 11-2 번지)로 입주시키겠다는 계획이었다.

형지 글로벌 패션 복합센터는 지하 3층에 지상 23층 규모로 건축 연면적은 3만6592m²(약 1만1000평)이다. 판매 시설, 오피스, 오피스텔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까스텔바작 브랜드는 골프웨어 외 다양한 종류의 패션을 인천에서 선보이겠다는 포부다. 형지는 까스텔바작 브랜드를 캐주얼, 레저, 신발, 가방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하기로 했다. 까스텔바작 브랜드의 제품을 국내서 기획하고 생산해 유럽과 아시아로 역수출하는 전략도 추진한다. 형지의 글로벌 패션 시대를 여는 전초기지 역할을 준비하고 있다.

형지I&C는 정장 및 셔츠를 제작해 전국 주요 백화점에 납품할 계획이다. 입주 기념행사에서 형지 관계자는 “형지의 계열사들이 인천에 상륙하면서 봉제, 옷감 소재 등 협력사와 원부자재 업체들도 유치할 수 있어 패션 클러스터 조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경제청은 형지의 송도 입주에 따라 패션 산업을 미래를 이끄는 핵심 4차 산업으로 규정할 계획이다. 이에 맞춰 패션 교육기관, 패션 기업 및 관련 유통시설을 유치하는 '송도 패션클러스터 조성'에 박차를 가한다. 또한 송도를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밀라노, 미국 뉴욕에 버금가는 이른바 'K-Fashion'의 전초기지로 조성할 방침이다. 여기에 송도와 가까운 남동국가산업단지에도 적지 않은 의류 관련 제조업체들이 입주해 있어 시너지도 노려볼 수 있다.

 

▲ 송도 이랜드 콤플랙스 조감도.
▲ 송도 이랜드 콤플렉스 조감도.

▲본격화될 쇼핑몰 전쟁 속 패션의 향연

패션 산업에서 빠질 수 없는 판매 시설이 송도국제도시에 대규모로 추진되는 점도 글로벌 패션 타운 도약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건이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 9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G타워에서 윤성대 이랜드리테일 대표와 유정복 인천시장, 김진용 인천경제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송도 이랜드 콤플렉스 복합 개발 사업 추진 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으로 이랜드리테일은 인천 지하철 1호선 인천대입구역 인근인 송도국제업무단지 F6-2블록(송도동 94-1) 1만9587㎡에 복합 쇼핑몰을 내년 착공한다. 오는 2029년 건립을 마칠 예정이다.

오피스 건물이 완공되면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 등에 흩어져 있던 이랜드건설과 이랜드이츠, 이랜드서비스 등 5개 법인의 본사가 2030년 송도로 이전한다. 복합 쇼핑몰 개발로 1500여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이랜드 측은 예상하고 있다.

송도 복합 쇼핑몰은 지하 6층, 지상 23층 규모로 들어선다. 도심형 루프탑 라운지 등을 갖춘 5성급 호텔도 들어설 예정이다. 오피스 면적 중 일부는 인천스타트업파크와 연계해 스타트업들에게 1년간 무상 임차한다.

윤성대 이랜드리테일 대표는 협약식에서 “이번 송도 이랜드 콤플렉스 복합 개발 사업을 통해 주민과 지방자치단체가 모두 만족하는 지속 가능한 상생 개발 모델을 제시하겠다”며 “유통과 외식, 호텔 등 이랜드의 차세대 콘텐츠를 모두 만나볼 수 있는 '원 스톱(One-Stop)' 생활 공간이자 송도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랜드 복합 쇼핑몰 근처에 '롯데몰 송도' 착공도 예정돼있어 앵커 시설 집적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롯데몰 송도는 지난 2019년 건축허가를 받고서도 지금까지 이렇다 할 사업 진척이 없는 게 문제지만 계획상으로는 2023년 상반기 각종 인허가 절차를 밟으며 하반기에 본 공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2025년 하반기 개장이 목표다.

현재 송도국제도시에서 영업 중인 대표 판매 시설은 2016년 문을 연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과 이듬해 개장한 복합쇼핑몰 트리플스트리트다.

이들 시설은 송도국제도시가 새로운 상권의 중심으로 자리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것처럼 인천 패션 지도를 기존 구월과 부평 등에서 송도로 가져오는 계기가 됐다.

 

▲ 한국뉴욕주립대 패션기술대(FIT)가 위치한 인천글로벌캠퍼스 전경./사진제공=인천경제자유구역청
▲ 한국뉴욕주립대 패션기술대(FIT)가 위치한 인천글로벌캠퍼스 전경./사진제공=인천경제자유구역청

▲대학과 산학협력도 기대

패션 생태계 조성에 있어 중요한 '교육기관' 역시 송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난 2017년 9월 들어선 한국뉴욕주립대 패션기술대(FIT)가 대표적인 예다. 패션계의 세계적 거장 캘빈 클라인, 마이클 코어스, 니나 가르시아를 배출한 세계적 패션학교인 FIT를 송도국제도시에서도 다닐 수 있는 셈이다.

지역 거점대학인 인하대·인천대에도 각각 의류디자인학과와 패션산업학과를 두고 있다.

이를 두고 패션 관련 종사자들은 이들 대학과의 산학협력을 위한 인천시의 행정지원은 물론 인프라 구축 등 재정지원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