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친부·계모 긴급체포
1차 부검 '다발성 손상' 확인
“훈육 위해 때려” 일부 인정

주변 또래 중 아는 사람 없어
수급자 아니고 학대 신고 無
학교 '미인정 결석 학생' 분류
▲ 8일 온몸에 멍이 든 초등학생이 숨진 채 발견된 인천 남동구 한 아파트 현관 입구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한 달 전쯤 딸아이와 안경을 맞추러 나가는 길에 얇은 옷을 입은 남자아이가 돌아다닌 걸 본 적이 있어요.”

8일 오후 1시15분 인천 남동구 논현동 한 아파트 현관 앞에는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었고 바로 옆에 어린이용 자전거와 킥보드가 놓여 있었다.

전날 이 집에서는 초등학교 5학년 A(11)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 온몸에는 멍이 든 상태였다.

한 주민은 “숨진 아동과 학교·학년이 같은 자녀가 있어서 주변 엄마들에게도 물어봤지만 다들 아이에 대해 잘 모르더라”며 “아이 가족이 지난해 이사를 와서 그런지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A군은 가정 내 학대로 숨졌을 가능성이 높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전날 A군을 숨지게 한 혐의로 친부 B(39)씨와 계모 C(42)씨를 긴급체포했다. 이들에겐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가 적용됐다.

B씨 부부는 경찰 조사에서 “훈육을 위해 때린 사실이 있다”며 혐의 사실 일부를 인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부검 결과 다발성 손상이 확인됐지만 직접적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선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 8일 온몸에 멍이 든 초등학생이 숨진 채 발견된 인천 남동구 한 아파트 현관 입구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 8일 온몸에 멍이 든 초등학생이 숨진 채 발견된 인천 남동구 한 아파트 현관 입구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인천일보 취재 결과, A군 가정에서 아동학대 관련 신고가 접수된 이력은 없었고 기초생활수급자 등 복지 관리 대상도 아니었다.

특히 A군은 학교에서 '미인정 결석 학생'으로 분류돼 교육당국 관리 대상에 있었지만 부모 품에 있다는 이유로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들어 인천에서는 아동이 학대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두 번이나 발생했다.

앞서 이달 4일에는 20대 여성이 두 살배기 아들을 60시간 집에 홀로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을 통해 아이가 장시간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아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1차 구두 소견을 냈다.

최근 4년간(2019∼2022년) 인천에서 학대로 숨진 아동 수는 모두 12명이다. 같은 기간 아동학대 신고 중 실제 학대로 판정된 사례는 9522건으로 집계됐다.

한편 경찰이 이번 수사에서 B씨 부부에게 '아동학대살해죄'를 적용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피의자가 피해자 사망 가능성을 예상했지만 사망해도 어쩔 수 없다는 인식이 있을 경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 적용이 가능하며 형량 또한 아동학대치사죄보다 높다.

/이창욱·이나라 기자 chuk@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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