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진에 사망자 수가 7천800명을 넘어섰다.
로이터통신,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6일 두 나라를 뒤흔든 규모 7.8(미국 지질조사국(USGS)기준)과 7.5 강진으로 현재까지 튀르키예(터키)에서만 5천894명이 사망하고 3만4천 명 이상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국경을 맞댄 시리아에서는 최소 1천932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 작업과 시신 수습이 계속 진행될 예정이기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앞으로도 사망자와 부상자가 수천 명 단위로 계속 늘 것이라며, 이번 지진에 따른 사망자가 2만 명을 넘을 수도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WHO는 미국의 민관 합동 재난관리기구인 '태평양재난센터'(PDC)의 추산을 인용해 이번 지진으로 2천3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는 추산을 내놨다.
튀르키예 당국은 현재까지 약 1천35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보고 했으며, 붕괴된 건물은 약 6천여 채에 이른다고 말했다.
붕괴된 건물 잔해에서 8천여 명이 구조됐고 정부가 제공한 임시숙소 등에서 현재 38만 명이 머무르고 있다고 당국 관계자는 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튀르키예 81개 주 중 지진 피해가 큰 10개 주에 3개월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구조 당국과 민간 구호단체 등은 영하를 넘나드는 추위와 눈·비가 내리는 악천후 속에서도 지진 발생 이틀째인 7일(현지시간) 밤에도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해 필사적인 생존자 수색과 구조를 이어 가고 있다.
그러나 지진으로 도로가 파괴된 데다가 악천후에 구조와 구호 작업이 늦어지고 있어 생존자들의 '골든타임'이 단축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시리아 내 반군 점령 지역에는 유엔 구호물자도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고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밝히기도 했다.
유일한 전달 통로인 밥알하와 검문소로 이어지는 도로가 지진으로 파괴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계속되는 여진 발생 우려와 손상된 건물 붕괴 위험이 있어 이재민들은 추운 날씨에도 집에서 나와 노숙 생활을 택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WHO 유럽사무소 관계자 측은 전하기도 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금은 시간과의 싸움"이라며 "매분, 매시간이 지나면 살아 있는 생존자를 찾을 가능성이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캐서린 스몰우드 WHO 유럽지부 선임비상계획관은 "다음 주에 사망·부상자 수가 급격히 늘어날 것이며 사망자가 초기 통계보다 8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주민들 역시 당국이 대응이 늦고 부족하다고 분노와 절망을 표현하고 있다.
튀르키예에서 하타이 주의 한 주민은 한 외신에 "깨어나 보니 지옥이었다"며 말문을 뗀 뒤 "대응할 방법이 아무것도 없다. 구조대가 오지 않고 있고, 올 수도 없다. 연락할 방법도 없다. 모든 게 파괴됐다"며 절망했다.
그의 가족은 건물 잔해에 깔려 아직 구조되지 못한 상태로 알려졌다.
하타이 주는 지진 피해가 가장 심한 곳으로 현재까지 파악된 사망자는 1천647명으로, 튀르키예 주들 중 가장 많다.
한편, 시리아의 작은 마을인 진데리스에서는 이미 숨진 엄마와 탯줄로 연결된 상태로 울고 있는 여자 신생아가 주민들에 의해 발견됐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외신을 통해 전해졌다.
현재 구조돼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는 이 아기를 제외한 나머지 다른 가족은 모두 건물 붕괴로 숨졌다고 한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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