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온도 낮추기·단축 운영
독서실 “버티기 힘들다” 호소

시, 수급자·차상위층 지원 계획
자영업자·소상공인 빠져 시름
▲ 경로당 관련 사진(위 사진은 아래의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인천일보DB
▲ 경로당 관련 사진(위 사진은 아래의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인천일보DB

7일 오전 10시 인천 연수구 연수동 한 경로당. 활짝 열려 있어야 할 경로당 출입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최근 난방비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운영 시간을 기존보다 한 시간 늦췄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만난 강모(81) 할아버지는 “1년 전에는 가스요금이 한 달에 33만원 정도 나왔는데 올해 들어 56만원이 나왔다”며 “원래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했었는데 난방비 부담이 커지자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단축 운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인근 한 아파트 경로당도 상황은 비슷했다.

김모(76) 할머니는 “지난해 14만∼17만원 나오던 난방비가 10만원이나 더 나와서 보일러가 고장 난 줄 알았다”며 “낮 시간에는 난방 온도를 최대한 낮춰서 사용하고 있다. 노인들은 추위를 많이 타서 5월까지는 난방을 트는데 가스비가 또 오른다고 해서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난방비 폭등으로 인천지역 가정집뿐 아니라 주민들이 애용하는 생활시설에서도 곡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남동구에서 62평(205㎡) 규모 독서실을 운영하는 이모(62)씨는 지난달 가스요금 고지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한 달간 사용한 가스양이 총 792㎥로 지난해 동기(651㎥) 대비 141㎥를 더 사용했는데 요금이 73만원에서 135만원으로 62만원이나 늘었기 때문이다.

그는 “학생들이 새벽에도 독서실을 찾다 보니 난방을 24시간 돌려야 한다”며 “코로나19만 이겨내면 정상화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전기요금에 이어 가스요금도 오르면서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고 호소했다.

경인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인천지역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지난해 1월 대비 29.2% 올랐다. 품목별 상승률은 도시가스 37.7%, 전기료 29.5%, 지역 난방비 34.6%다.

인천시는 이달 중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복지시설에 난방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하지만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을 위한 난방비 지원책은 없어 이들의 한숨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경로당을 포함한 복지시설에 난방비 60만원(4개월치)을 지원할 예정이지만 자영업자들을 위한 난방비 지원책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이나라 기자 nar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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