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담요재단은 2023년 계묘년 첫번째 전시로 제 59회 베니스 비엔날레 리투아니아관의 작가 로베르타스 나르쿠스(Robertas Narkus)의 개인전 《Dopamine Eyes》을 개최한다. 

로베르타스 나르쿠스는 제 58회 베니스 비엔날레의 황금사자상 수상에 빛나는 오페라 퍼포먼스 <해와 바다(Sun&Sea)>로도 유명한 리투아니아관이 2022년 베니스 비엔날레를 위해 선택한 복합 설치 작품 <직감(Gut Feeling)>의 주인공이다. 

리투아니아 루벤 아트파운데이션(Lewben Art Foundation)의 귀국전에 이어 재단법인 햇빛담요의 복합문화예술공간 아트코너H에서 특별 위성전시 형태로 기획된 이번 개인전은 베니스 비엔날레부터 시작된 대단원의 프로젝트의 마지막이자, 작가가 그간 추구해 온 작품 세계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감상해볼 수 있는 신작들로 구성된다.

이번 전시의 제목이자 전시 주요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Dopamine eyes>는 작가가 ‘관심 경제(attention economy)’라고 명명한 바 있는 동시대의 사회상을 대변한다. SNS 환경에서 개인들이 ‘좋아요’를 주고받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커다란 하트 모양의 구조물은 과장된 모양새와 시선을 사로잡는 색감, 만화를 연상하는 키치하게 표현된 작품 중앙의 디테일을 통해 관심 경제 체제에서 유효한 가치들과 그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한다. 

여기에 더해 작가는 포스트-테크놀로지(post-technological)세상에서의 인간을 주제로 사진, 영상, 구조물 작업들을 함께 선보인다. 

사무실에서 셀카(selfi)를 찍는 사람들, 화려한 호텔에서 우울한 모습을 보여주는 청소년들은 마치 SNS의 인증샷 유행이 불러온 기괴한 과시 문화를 대변하는 듯하다. 조작되었지만 정제된 표현 기법의 사진들과 그로테스크한 형태의 구조물들은 서로 대조를 이루면서 로베르타스 나르쿠스가 상상하는 포스트-테크놀로지 사회를 보여준다.

전시를 진행하는 햇빛담요재단의 큐레이터 김은영은 “전시명이자 작품명인 ‘도파민 아이즈’는 #좋아요 #알고리즘 등 개별 고객의 관심사에 맞추어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여 소비자를 유인하는 동시대의 '관심 경제 attention economy' 시스템 자체를 의미합니다. 사진,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작가의 작품 세계를 찬찬히 들여다보기를 바랍니다.”라고 전했다.

이번 개인전은 나르쿠스의 베니스 비엔날레의 성공적 마무리를 축하하는 국내외 미술계 인사들의 축사를 더해 더욱 풍성해질 예정이다. 전시는 무료관람으로 매주 일, 월요일 휴관한다.

/ 김도현 기자 yeasma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