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학교 학생들의 급식을 책임지고 있는 급식노동자들이 기본급 인상과 수당 차별 철폐를 요구하며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인 이들의 저임금과 차별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10년째 일해도 기본급은 최저임금 월 201만580원에 못 미치는 186만 원이다. 경력이 쌓일수록 임금이 상승해야 하는데, 오래 일할수록 정규직과 임금 격차가 벌어진다.

급식노동자들의 천막 농성은 인천뿐 아니라 전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 시작한 교섭은 넉 달째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들은 기본급 최저임금 수 인상과 복리후생수당 차별을 철폐를 요구하고 있는데, 교육 당국은 고작 기본급 1.7% 인상을 제시하고 있다. 인천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등 전국 연대회의는 당국의 입장 변화가 없을 시 3월 신학기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어 자칫 개학부터 학교 급식이 중단될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저임금과 차별은 학교뿐 아니라 노동현장 전반에 만연해 있는 문제이다. 특히 산업계 전반에 걸쳐 비정규직을 양산하면서 비정규직은 임금 차별뿐 아니라 위험한 노동환경에 노출되며 생명과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 학교 급식노동자의 경우 급식노동자 1명이 150명의 급식을 담당하는 등 고강도 노동을 하고 있다. 일반 기업에선 조리원 1명이 50~60명 식사를 담당하는 데, 평등과 인간 존중의 가치를 가르치는 학교 현장에선 노동자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이런 탓에 급식노동자 산업재해가 일반 사업장보다 2~3배 많다. 교육부의 지난해 '학교 급식종사자 폐암 검진 현황'에 따르면, 건강 진단을 받은 급식노동자 1만8545명 중 5337명(28.8%)이 폐 결절이나 폐암 의심 등 이상 소견을 보였다. 특히 인천의 경우 상황은 최악이다. 인천시교육청 급식노동자 중 폐 관련 이상 소견을 보인 비율이 48.7%로 전국 시도교육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한 대한민국에서 아직도 노동자 다수가 저임금과 차별, 열악한 작업 환경으로 생계와 안전, 생명에 위협을 받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교육 당국은 학교 급식노동자의 처우 개선과 작업 환경 개선을 위해 성실히 나설 것을 촉구한다.



관련기사
“20년 일해도 기본급 186만원” 한겨울 천막 친 급식노동자들 인천 계양구 안남초 조리실무사인 고혜경(57)씨는 2002년 급식실에서 일을 시작했다. 하루 8시간 동안 조리하면서 통장에 찍힌 월급이 100만원을 넘긴 건 10년 뒤였다. 그리고 다시 10년이 지난 지금도 기본급은 최저임금(월 201만580원)에도 못 미치는 186만원이다.지난 1일 오후 5시쯤 인천시교육청 본관 앞 천막 농성장에서 만난 고씨는 “경력이 짧으면 수당을 합해도 최저임금보다 적은 돈을 받는다”며 “물가 상승 때문에 실질임금은 떨어지는 셈”이라고 말했다.인천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지난달 30일 무기한 농성에 돌입한 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