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잔동 월례공원 전용계류장 우선후보지
시, 소음피해 저감·인근 주민 설득 최선
▲ 닥터헬기 주민설명회 현장 사진.
▲ 닥터헬기 주민설명회 현장 사진.

인천 주민 A씨는 옹진군의 섬을 찾았다가 벌에 쏘여 쇼크로 위중한 상태에 놓였다. 응급처치하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때 그는 닥터헬기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헬기 안에서 치료를 받으며 내륙 병원으로 이송돼 위기를 무사히 넘겼다.

의료 사각지대에서 생명을 살리는 이런 닥터헬기가 인천 운항 10여년 만에 둥지를 찾을지 관심이 쏠린다.

인천시는 닥터헬기 전용계류장 마련을 위한 소음영향도 조사 용역 마무리 작업과 동시에 후보지 인근 주민 설득에 나섰다고 2일 밝혔다.

닥터헬기는 의료진이 탑승해 출동, 중증 환자의 응급치료와 이송이 가능한 응급의료 전용헬기다. 지난 2011년 국내 1호로 인천에 도입돼 11년간 1500여회를 날았다. 특히 서해 5도 등 의료취약지에서 응급 환자의 골든타임을 지키는 역할을 하며 실제로 옹진군에만 600회 이상 출동했다.

이런 닥터헬기가 거처를 찾지 못해 헤매고 있다. 현재 닥터헬기는 부평구 일신동 항공부대 내에 있는데 이 계류장은 헬기를 보관, 이·착륙할 수 있는 일종의 집이다. 지난 10여년간 약 6번의 이주를 거쳐 현재 계류장이 7번째 임시거처다.

현재 계류장은 지붕을 갖춘 격납고 등이 없어 헬기 외부 노출로 인한 파손, 고장 등 안전성의 위험이 제기돼 왔다. 이에 더해 군부대 측 이전 요구로 시는 정비까지도 가능한 전용 계류장 조성 계획 마련에 착수했다.

먼저 8곳의 후보지를 두고 내외부 전문가 검토·현장실사 등을 진행했다. 이때 배치 병원인 길병원과의 접근성, 헬기 입출항로와 응급 환자 이송차량 진출입로 확보, 법적·토지 요건 등을 두루 살펴 남동구 고잔동 월례공원을 지난 2021년 우선후보지로 선정했다.

이전지가 사실상 확정됐으나 주민 설득 과정이 숙제로 남아 있다. 소음 피해 때문에 기피시설로 여겨지는 이유다. 월례공원 인근에는 연수구 아파트 단지들이 있다.

시는 최근 실제 헬기가 이착륙할 때 소음을 측정한 결괏값을 발표했다. 아파트 단지에서 최고소음도는 71㏈로 이는 일반적으로 진공청소기나 시끄러운 전화벨 소리 정도와 비교된다. 계류장 후보지인 월례공원은 96㏈ 수준이다.

시는 소음으로 인한 피해 저감과 주민 설득 등에 힘을 쏟겠다는 계획이다. 협의를 이뤄낸다 해도 실제 계류장 조성까지는 약 1∼2년이 걸릴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10m 규모 방음벽 설치, 산업단지 방향으로의 운항항로 이용 등 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줄일 방안을 계획 중”이라며 ”주민 동의가 있어야 추진 가능한 사안인 만큼 주민과의 소통에 힘쓸 것 “이라고 말했다.

/정혜리 기자 hy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