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용 변호사·인천기본소득포럼 공동대표.
▲김재용 변호사·민족문제연구소 인천지부장.

요즘 인천의 화두 하나는 인천 육군조병창 병원건물 존치 여부다. 2년 전부터 조병창 병원건물의 문화유산 가치를 이유로 병원건물 철거를 반대해온 전문가와 시민들이 인천시에 병원건물 존치를 요구해왔는데, 최근 인천시가 국방부에 철거를 요청하자 급기야 존치를 주장하는 일본 육군조병창 역사문화생태공원 추진협의회 단체가 부평 캠프마켓 정문에서 천막 농성을 하기에 이르렀다.

인천 육군조병창은 조선을 점령한 일본 제국주의가 1937년 중일전쟁을 일으켜 만주와 중국본토를 점령하고 나아가 동아시아를 일제의 식민지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총과 칼, 탄환을 만들기 위해 부평에 설치한 무기공장이다. 일제는 일본 본토에 6개, 만주와 인천에 각 1개씩 총 8개의 조병창을 설치했는데, 태평양전쟁에서 패한 후 일본 본토와 만주의 조병창은 없어지고 인천 육군조병창은 한국에 진주한 미군기지로 사용되었다. 그래서 조병창 시설과 건물이 상당수 보존되었다.

인천 육군조병창은 부평에 제1제조소, 평양에 제2제조소가 있었고, 매달 99식 소총 4000정, 총검 2만개, 탄환 70만발, 포탄 3만발 등을 생산할 정도로 규모가 큰 무기공장이었다. 부평 캠프마켓 내 부영공원에는 지하호 시설이 있는데, 그 출입구는 차량이 드나들 정도로 크고 지하호 내부는 시멘트로 만들어져 있고 비상구도 있어 규모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하호는 조병창에서 만든 소총을 성능 시험하기도 하고 소총 등 무기를 보관하는 장소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인천 육군조병창 시설 중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건물이 하나 있다. 1948년 해방 후 조병창 사진을 보면 정중앙에 일직선으로 가로질러 있는 흰색 2층 건물이 보이는데 이 건물이 조병창 병원건물이다. 조병창에서 무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사고와 부상이 자주 일어났고, 초등학교를 갓 졸업한 어린 학생들도 동원되어 일을 했기 때문에 병원시설은 필수적이었다.

이 조병창 병원건물이 곧 철거될 위기에 있다. 인천시와 국방부가 조만간 철거할 것이라고 예고된 상태다. 일제 강점기에는 조병창 병원건물로, 해방 이후에는 미군 위수병원으로, 국군간호장교 양성소로, 한국전쟁 때는 국군 위수병원으로 사용된 역사와 사연이 많은 건물이다.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파손되고 원형이 훼손되어 일부 보수되었지만, 건축상 C등급으로 아직 충분히 사용 가능한 건물이다. 그동안 국방부는 병원건물 하부 오염토양을 정화하기 위해서는 건물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해왔고, 인천시도 이에 동조하여 병원건물 철거가 불가피하다고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조병창 병원건물 하부에 있는 토양오염원은 유류오염인 TPH(석유계 총탄화수소)이고, 굴착정화방식에 의해 완전 정화가 가능하다. 병원건물을 존치한 채 하부 오염토양 정화가 가능하다.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다. 일제 침략과 강제동원의 역사가 남아 있는 조병창 병원건물을 존치시키는 것이다.

부평 캠프마켓은 문화공원으로 조성하기로 되어 있다. 조병창 병원건물을 포함하여 D구역에 남아 있는 많은 조병창 시설과 건물은 반드시 보존되어야 한다. 그리고 부평 주민과 인천시민이 편하게 쉴 수 있는 숲 공원을 만들어야 한다. 문화와 예술의 향기가 퍼져나가고 아픈 역사지만 역사의 숨결이 살아 있으며 맑은 공기와 편안한 벤치가 있는 공원, '역사문화생태공원'을 만들어야 한다. 그 출발은 조병창 병원건물 존치에 있다.

/김재용 변호사·민족문제연구소 인천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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