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차권 예매·키오스크 사용
온라인 구매 '큰 산'…이용 난항
홀몸노인은 소외 현상 가중

디지털 배움터, 정원 몇배 신청
예산 줄고 장소 확보도 어려워
어르신 위한 정책적 지원 필요
▲ 키오스크 관련 사진./사진제작=이연선 기자
▲ 어르신과 모바일 관련 사진. /사진제공=클립아트코리아

인천 중구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허모(68)씨는 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진행하는 정보화 교육 신청을 고민 중이다. 온라인으로 생필품을 구매하는 게 저렴함에도 혼자 사는 그에겐 주변에 도움을 청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승차권을 예매하거나 잠깐 내린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마주하는 무인기기(키오스크)도 그에겐 골칫거리다.

허씨는 “한 번은 이웃들과 스마트폰 하나를 놓고 온라인 구매를 해보려 했으나 잘 안되더라. 떨어져 사는 자식들에게 요청하자니 민망해서 말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인천지역 전체 인구에서 만 65세 이상 어르신 비중이 15.6%(46만3850명)를 차지하는 등 '초고령 사회'로 나아가는 가운데 세대 간 디지털 격차가 갈수록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30일 인천시사회서비스원 산하 인천고령사회대응센터가 2021년 노년층 1009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무인기기 이용에 불편을 호소한 응답자 비율은 79.9%에 이르렀다. 기차·고속버스 등 대중교통 온라인 예매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한 비율도 74%에 달했다.

특히 디지털 소외 현상은 홀몸노인에게 가중되고 있다.

무인기기 사용에 대한 불편 여부를 묻는 질문에서 가족이 있는 응답자의 어려움을 겪는다는 답변 비율은 78.6%였으나 홀몸노인의 같은 답변 비율은 이보다 더 높은 85.6%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디지털 격차 해소 교육 등 공적 지원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액 국비로 지원되는 인천시 디지털배움터 사업의 경우 올해 8개월간 사용할 교육 장소를 확보하지 못해 지난해보다 예산이 1억원가량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건비 문제로 넘쳐나는 교육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 관련 교육을 운영 중인 연수구노인복지관 김현웅 사회복지사는 “수강생 정원보다 배 넘는 인원이 신청했음에도 예산과 공간 문제로 더 늘리기 어려워 제한된 인원만 수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노령층의 디지털 교육 접근성이 높아질 수 있도록 보다 폭넓은 공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전용호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단순한 디지털 정보 제공을 넘어 어르신들이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교육과 함께 고령 친화 접근성이 보장되도록 지침을 만드는 등 정책적 지원도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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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장·노년층 대상 디지털 리터러시 확산되길 터치스크린 방식의 무인단말기(키오스크) 설치가 확대되면서 장·노년층의 이용 불편으로 이어지는 실정이다. 디지털 문화의 다변화에 따른 정보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개선하고 정보격차 해소가 필요하다. 특히 노년층에 대한 디지털 교육 성과를 높이기 위한 공적 지원이 확대돼야 할 것이다.인천시는 최근 27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하고 2023년 디지털 역량강화 교육 사업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교육에 참여한 2만8400여명의 시민 중 60세 이상이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인천시의 지난해 말 기준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