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9일까지 1·2전시실서
작가 9명 작품 22점 선보여
▲ 정해나 '완전한 밤' /사진제공=이천시립월전미술관

이천시립월전미술관은 2023년 계묘년(癸卯年)을 맞아 오는 3월19일까지 1·2전시실에서 띠그림전 '토끼卯(묘)'를 연다.

토끼는 큰 귀와 동그란 눈을 가진 귀여운 모습으로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아왔다. 토끼는 다산과 풍요, 불사와 희생을 상징하기도 하고 작지만 지혜로운 동물로 생각돼 왔다.

전시에서 토끼는 화목한 가족의 모습으로, 때로는 새로운 세상을 누비는 모험가로, 존재에 대한 탐구자로 그려지는 등 다양한 모습과 의미로 표현되고 있다.

▲ 김봉경 '존재'
▲ 김봉경 '존재'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 속 토끼의 밝고 활기찬 기운을 통해 많은 이들의 즐거움과 행복을 불러오길 바라며 작가 9명의 작품 22점을 선보인다.

미술관은 토끼해를 맞아 토끼를 소재로 한 작가들의 여러 시각을 한데 모아 새해를 활기차게 시작하는 의미로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옛이야기 속에서 토끼는 작지만 민첩하고 지략이 대단해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을 지켜내는 지혜로운 동물로 그려진다. 토끼는 달과 함께 그려지기도 하는데 이는 불교의 제석천(帝釋天) 설화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 박경묵 '열매를 가진 토끼'
▲ 박경묵 '열매를 가진 토끼'

불교의 수호신인 제석천이 불심(佛心)을 수양한 여우, 원숭이, 토끼에게 배가 고프다며 음식을 구해오라고 했고, 토끼를 제외한 두 동물은 열매와 물고기를 구해왔으나 아무것도 구하지 못한 토끼는 기꺼이 제 몸을 장작불에 던져 희생했다는 것이다.

이에 감동한 제석천은 토끼를 살려 달로 보내고 달토끼(월중토)라 부르게 해 만인이 우러러보도록 했다. 훗날 토끼가 불사(不死)와 희생, 헌신의 상징으로 그려진 것은 바로 이런 불교적 해석의 영향이라 볼 수 있다.

또 토끼는 다산과 풍요의 상징이다. 토끼가 사는 달은 음양(陰陽)에서 '음'을 상징했고 이는 자연스럽게 여성, 즉 모체와 이어진다. 여기에 임신과 출산이 매우 빠른 토끼의 생태적 특성을 강조하며 자연스럽게 의미가 강조돼 왔다.

이번에 전시에 참여하는 9명의 작가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알고 있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토끼의 모습뿐 아니라 전통적 인식의 십이지를 색다르게 풀기도 하고, 자신의 모습과 일체시켜 다양한 경험을 하는 모험가의 모습으로 그리기도 했다.

▲ 곽수연 'tea time (十二支神)'
▲ 곽수연 'tea time (十二支神)'

또 토끼의 귀여운 외면이 아닌 자아를 투영한 고뇌, 현실 사회의 부조리 등 다양한 이면들을 밝히는 소재로 확장해 표현했다.

이를 통해 화폭 속에서 토끼의 상징적 의미뿐만 아니라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고 삶의 본질을 더욱 진솔하게 만날 수 있다.

전시 관계자는 “마지막으로 토끼처럼 자신의 약점을 더 강한 강점으로 이겨내 2023년 새로운 시작, 밝은 기운으로 시작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 이정희 '응시12'
▲ 이정희 '응시12'
▲ 송지호 '달콤한 거래'
▲ 송지호 '달콤한 거래'

/홍성용·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