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평화시민행동 등 2300장
동두천 생연동 수혜가구에 전달
“남 돕는 일이라 힘들진 않아”

'움직임을 움직임답게' 봉사단체
상패동 10가구에 3000장 후원
▲ 28일 연탄 후원 봉사자들이 동두천 생연동의 한 주택까지 연탄을 나르고 있다.

“요즘 너무 춥잖아요. 따뜻한 겨울 나셨으면 좋겠습니다.”

한낮에도 기온이 영하권에 머문 지난 28일 오후 2시 동두천시 생연동의 한 동네에선 추위를 녹이는 온기가 느껴졌다.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과 딜라이브 케이블방송 동두천비정규직지부가 후원한 연탄 2300장 가운데 일부인 1000장이 홀몸노인, 차상위계층 등 에너지 취약계층 4가구(가구당 250장)에 먼저 전달되면서다.

두꺼운 점퍼와 모자, 귀마개, 마스크로 중무장한 두 단체 소속 회원과 동두천연탄은행 관계자 등 30여명은 직접 연탄을 수혜가구의 집까지 날랐다.

주택 인근 도로변에 하차된 연탄더미부터 집안 창고까지 30여m 좁은 골목길에 지그재그로 늘어선 봉사자들은 행여나 떨어트릴까 두 손으로 조심히 연탄 한장씩을 넘겨받아 옆사람에게 전달했다.

올해 대학을 가는 첫째만 빼고 온가족이 출동한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회원 박돈희(50)씨 부부는 “아이들과 함께 봉사를 하고 싶어서 참여했다”며 “연탄 한장 배달하는 게 작은 일이지만 어려운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 28일 연탄 후원 봉사자들이 동두천 생연동의 한 주택까지 연탄을 나르고 있는 모습./사진=노성우 기자
▲ 28일 연탄 후원 봉사자들이 동두천 생연동의 한 주택까지 연탄을 나르고 있는 모습./사진=노성우 기자

최근 물가와 난방비가 급격히 오른 데다 음력설이 끝나기 무섭게 불어닥친 한파로 취약계층의 겨울나기는 한층 시리다. 그래서인지 연탄 250장을 받아든 이모(81) 할머니는 봉사자들에게 연신 감사를 표했다. 이 할머니의 주택은 외풍이 센 탓에 연탄보일러론 부족해 집안에 연탄난로까지 들여놓았다.

기초생활수급자인 이 할머니는 “옛날 집이라 외풍에 추운데 이렇게 도와주셔서 고맙게 산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고 했다.

이날 연탄 후원·배달 봉사는 약 1시간 30분 만에 무사히 마무리됐다. 추위로 봉사자들의 코끝이 빨갛게 물들었지만, 내내 웃음리가 끊이질 않았을 만큼 주는 이와 받는 이 모두에게 행복한 시간이었다.

29일에도 '움직임을 움직임답게'란 봉사단체에서 동두천시 상패동에 사는 10가구에 연탄 3000장을 후원했다고 동두천연탄은행 측은 전했다.

연탄은행이 2021년 4월부터 6개월간 진행한 전국 연탄 사용가구 조사에 따르면 그해 9월 기준 경기지역 연탄 사용가구는 5550가구로 집계됐다.

연탄은행은 해당 조사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기업과 개인의 연탄 후원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며 “사회적 관심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동두천연탄은행 유한수 실장은 “현재 연탄가격은 1장당 900원으로 해마다 상승하지만, 코로나19 이후로 연탄 후원이 3분의 1 정도는 줄었다”며 “연탄은행의 운영비도 부족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유 실장에게 올 한해 바람을 묻자 “제 궁극적인 소원은 연탄은행이 문을 닫는 것”이란 답이 돌아왔다.

어렵게 사는 주위의 이웃들이 모두 잘살게 돼 더는 연탄을 때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글·사진 노성우 기자 sungco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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