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설물·발자국 등 발견
3~4마리 먹이활동 추정
시에 서식지 개선책 요구
▲ 수달 전문가 최종인씨가 지난 25일 탄천(야탑천 합류부~여수천 합류부 구간)에서 수달의 흔적을 찾고 있다. /사진제공=성남환경운동연합
▲ 수달 전문가 최종인씨가 지난 25일 탄천(야탑천 합류부~여수천 합류부 구간)에서 수달의 흔적을 찾고 있다. /사진제공=성남환경운동연합

성남시 탄천에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 1급 야생생물인 수달의 배설물과 발자국 등 서식 흔적이 발견됐다. 환경단체는 이를 근거로 정확한 실태 파악과 서식지 개선대책을 성남시에 요구했다.

29일 성남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시민 제보로 환경련은 지난 25일 탄천일대 실태 조사를 한 결과 야탑천 합류부~여수천 합류부 구간 6곳에서 수달의 발자국과 배설물 등 서식 흔적을 발견했다. 환경련은 수달 약 3∼4마리가 탄천 성남∼서울 구간을 오가며 서식하며 먹이활동을 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수달은 강의 상류부터 하류까지 다양한 환경에 서식하면서 수질이 좋고 오염되지 않은 서식지를 선호해 담수생태계의 건강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탄천은 용인에서 발원해 성남을 거쳐 서울로 흐르는 길이 26.77㎞의 한강 지류로, 2002년 동식물이 거의 살 수 없을 정도로 환경오염이 심각했으나 이후 생태하천 복원사업으로 주변 경관과 수질이 호전됐다.

환경련 관계자는 “수달이 탄천 성남구간에 서식한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전문가들은 수달의 안정적인 서식지라기보다는 먹이활동의 근거지라고 보고 있다”며 “무인카메라 설치로 탄천에 수달이 정착해 서식하는지는 좀 더 정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탄천에는 법정보호종인 수달의 배설물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천연기념물인 원앙, 멸종위기 2급 야생생물인 흰목물떼새가 서식하고 있다”며 “성남시가 담수생태계를 보전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하고 지속가능한 탄천 관리 방안을 마련해 사람만이 아니라, 다양한 생물이 함께 살아가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련은 앞으로 탄천 생태계 보전을 위해 수달 모니터링과 위험 제거 활동, 서식처 개선 활동, 수달 보호정책 수립 촉구 활동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신상진 성남시장은 지난 2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탄천 준설 등 하천정비와 친수사업을 추진하고 성남을 가로지르는 탄천을 명품 탄천으로 재창조하겠다”며 “1단계로 물놀이장과 반려견놀이터를 리뉴얼하고 피크닉 공간을 조성하며 내년에는 2단계로 문화와 쉼이 있는 공간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성남환경련은 “성남시가 내놓은 사람 중심의 탄천 정비 계획에 불과하다”며 “탄천의 생태계 보존을 위해 서식지 개선을 위한 대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날을 세웠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