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 '온상' 탄소중립 '주축'으로…미래세대 위한 '유턴'

인천시 2030 온실가스 4836만t 목표
정부 정책 배치…실현 가능성 '물음표'
산업 현장과 탈탄소 생태계 접목 대안

남동산단 2유수지에 태양광 시설 설치
인천 LNG 생산기지 증발 가스로 발전
영흥화력발전소는 수소생산기지 전환
▲ 2050 인천시 탄소중립 전략 시나리오./자료출처·제작=인천시, 인천기후환경연구센터·이연선 기자
▲ 2050 인천시 탄소중립 전략 시나리오./자료출처·제작=인천시, 인천기후환경연구센터·이연선 기자

'2018년 6624만3000t 대비 27%(1801만5000t)를 줄인 4836만3000t 배출.' 2050 인천시 탄소중립 전략 중 시나리오4로 2030년까지 이뤄내야 할 온실가스 감축 목표다. 정부의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40%(2018년 7억2760만t→2030년 4억3660만t)보다 한참 떨어지는 수치다.

저조한 2030 인천시 온실가스 감축 목표(시나리오4) 마저 달성 여부가 가물가물하다. 인천시는 한국남동발전 영흥석탄화력 1·2호기(1600㎿)의 연료를 2030년에 액화천연가스(LNG)로 바꾸는 것을 전제로 했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의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2~2036년)에는 영흥석탄화력 1·2호기의 LNG 연료 전환 시점을 2034년으로 못박았다. 인천시의 전략과 어긋난 것이다.

인천시는 시나리오1(영흥석탄화력 1·2호기 내구연한(30년) 도래 시점인 2034년에 LNG로 전환)로 궤도를 수정할 수밖에 없는 모양새다. 이럴 경우 2030 인천시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11.4%(감축량 770만3000t)로 곤두박질한다.

▲ 2050 인천시 탄소중립 전략 시나리오 및 인천 탄소중립클러스터 제3섹터 운영 자료./자료출처·제작=인천환경공단·이연선 기자
▲ 인천 탄소중립클러스터 제3섹터 운영 자료./자료출처·제작=인천환경공단·이연선 기자

인천환경공단(최계운 이사장)과 인천탄소중립포럼(상임대표 이승우 전 인천도시공사 사장)이 제언한 '환경경제 특화도시 인천을 위한 탄소중립 클러스터 지정 및 운영 방향'이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독일과 스페인 등 EU의 2020년 기준 재생에너지 비중이 38%로 화석연료 발전 비중(37%)을 넘어섰다. OECD 30개국의 평균 재생에너지 비율이 27.2%이다.

스웨덴, 영국, 프랑스 등 6개국은 이미 탄소중립을 법제화했다. 미국, 중국, 일본 등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우리나라도 2020년 10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했다. 하지만 현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보급의무(RPS) 비중을 현행 30.2%에서 2030년까지 21.58%로 낮췄다. 2020년 기준 신재생에너지 공급 비중이 전체 발전량의 7.4%인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8년 동안 14.18%를 늘려야 RPS 비중을 맞출 수 있다.

인천의 발전을 중심으로 한 탄소중립은 상당히 왜곡돼 있다.

▲./인천일보DB
▲영흥화력발전소./인천일보DB

인천의 전력자립도는 2019년 기준으로 247%에 이른다. 영흥화력과 서인천발전소, 신인천발전소, 인천발전소, 포스코에너지 인천발전소 등 인천의 발전사가 생산하는 전력은 6만53GWh이다. 이 중 40.4%(2만4281GWh)만이 인천 지역 안에서 소비된다. 나머지 59.6%(3만5772GWh)는 서울과 경기 등지로 보내진다.

인천 송도국제도시가 전력난에 시달리는 이유다. 2년 전부터 대용량 전기 공급을 신청한 송도 23개 입주 희망 기업과 기관, 아파트 중 단 13곳만(아파트 2곳 포함) 공급 가능 통보를 받았다. 송도, 남동공단 등에 들어설 데이터센터 7곳 중 무려 6곳이 전력 공급 불가 통보를 받았다. 송도국제도시 반도체 기업 앰코테크놀로지는 계약전력 40㎿를 신청했다. 바이오 기업인 롯데바이오로직스 18㎿, 셀트리온도 전력 7㎿를 공급 신청했다. 한전은 여기에 이렇다 할 답을 내놓지 못했다.

2018년 기준 인천시민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 기준 22.47t이다. 국내 1인당 평균 배출량 19.31t보다 많다. 인천 온실가스 배출량의 45%를 차지하는 영흥화력을 비롯한 발전사들 탓이다.

'인천 탄소중립 클러스터'의 핵심은 온실가스 감축의 생태계를 현장에 접목한다는 점이다.

▲./인천일보DB
▲남동산업단지 제2유수지./인천일보DB

그중 하나가 남동산업단지 안 제2유수지(13만3226m²)를 신재생에너지 단지로 꾸미는 것이다. 제2유수지를 준설해 하부를 자동차 주차장으로 쓰고 상부에는 태양광 시설을 갖춰 남동산업단지 입주 업체에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남동산단에는 6700여개 기업이 입주해 있고, 노동자만 10만명이 넘는다.

한국가스공사 LNG인천생산기지도 탄소중립의 한 축이다.

일차적으로 LNG저장탱크에서 발생하는 증발 가스를 연료전지의 연료로 공급해 전력을 생산하는 것이다.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 등은 송도LNG기지 안 2만1818㎡ 터에 100㎿급 수소연료전지 발전 설비를 갖출 계획이다.

인근 송도국제도시 주민들은 내키지 않는 분위기다. 23기의 LNG저장탱크와 연동된 발전시설에 대한 불안 심화, 일반 수소인 그레이 수소 방식의 발전 설비 운영이라는 이유에서다.

▲./인천일보DB
▲한국가스공사 인천 LNG 생산 기지./인천일보DB

한국가스공사 인천LNG기지본부는 온실가스 저감 방안으로 포집·이용기술(CCUS)을 활용해 2030년 블루수소, 2050년 그린수소 등 청정 수소 적용을 검토할 예정이다.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송도 지역 고용창출과 송도 주민이 참여하는 스마트팜을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파주에코에너지는 국내 1호 농촌상생형 수소연료전지발전설비로 8.1㎿의 발전용 연료전지를 파주시 도내리 마을에 건설해 현재 6만3000세대가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영흥화력발전소는 석탄화력발전 감축에 따라 수소생산기지로의 전환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등의 역할을 한다. 인천환경공단은 위탁 운영하는 송도와 청라 등지의 소각장과 하수처리장에 CCUS 기술을 도입한다.

최계운 인천환경공단 이사장은 “인천은 한국가스공사 LNG인천생산기지, 남동공단, GCF와 대학, 에너지 전환이 필수인 영흥화력발전소 등이 위치해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클러스터 구성을 위한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인천의 특성을 살려 탄소중립을 선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환 기자 hi21@incheonilbo.com



관련기사
[수소로 가는 인천] 친환경 그린 수소경제, 녹색바람이 거세다 인천은 전기를 생산해 다른 지역에 공급하는 도시다. 인천 전력자립도(지역 전력 생산량을 전력 소비량으로 나눈 수치)는 247%에 이르는데 이 배후에는 남동발전 영흥화력이라는 세계 7위 규모의 석탄발전소가 있다.전기 생산은 곧 석탄 때는 일이던 인천의 에너지 공식이 변화할 수 있을까. SK E&S가 최근 1조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하고 수소·신재생에너지 등 신사업 투자에 나선 가운데 새해 수소 사업 핵심 도시로 인천을 지목해 지역 경제가 이를 주시하고 있다. ▲부생수소, 인천 수소 경제체계 구축석유화학 공정이나 철강 등을 만드는 과정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