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직원 대상 간부공무원 설문
시정 부합성 등 대대적 평가 점수 산정
내달 121명 승진 등 단행…적용 않기로
고위직 최하위 3인 요직·예정 해석도
시 “참고용일뿐…자기반성·개선 유도”
인천광역시.

인천시가 야심차게 공무원 평판조회를 해 놓고 정작 유정복 인천시장의 올해 첫 인사에 반영 안 할 예정이다.

2∼3급 고위직 중 평판 최하위 1,2,3등이 워낙 요직을 차지하고, 차지할 예정이라 쉽사리 손대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인천시는 지난해 11월 3일간 간부공무원에 대한 직원들의 평판 설문을 진행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4급 공무원 186명과 2∼3급 27명이 대상이었으며 아래로부터의 평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 5급이하 전 직원 945명이 여기에 참여했다.

조사는 꽤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이뤄졌다. 시 인사과가 시간과 공을 들여 자체 개발한 것으로, 민선8기 시정철학과 핵심가치 실현에 적합한 관리자를 알아채기 위한 입체적 평가 방식이다.

4급 공무원을 향해서는 ▲업무능력과 ▲소통·공정성 ▲인품·신뢰 항목을 긍정영역에서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여기에 해당하는 3명을 꼽으라고 했다. 부정항목으로는 ▲관리자 역할 미흡 ▲불통·권위적인 인물 3명을 또 선택하게 했다. 2∼3급 평가방식은 조금 달랐다. 27명의 명단을 나열하고 업무능력, 리더십 등의 항목에 탁월·우수·미흡·모름 등의 등급으로 나눠 점수 매기게 했다.

시는 결과로부터 대상자들을 1등부터 꼴등까지 정렬하고 개인들에게 이를 고지했다. 다만 등수까지 알려주지는 않고 '상위 10명', '하위 10명' 안에 속한 자들에 한해 그 사실을 안내했다. 2∼3급의 경우 상위·하위 각각 5위 포함자에게 알렸다. 시는 자기 평판이 어느 수준인지 항목별로 한눈에 알게 하기 위해 개인별 도표 작업도 했다. 이 도표 역시 각자에게 전달됐다.

하지만 이렇게 대대적인 평가와 결과를 얻어놓고 시는 인사에 이를 적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인천시는 121명이 승진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대규모 인사를 2월 초 예정하고 인사 작업에 한창이다.

여기에 고위직 평판결과가 배경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있다. 막상 결과를 까보니 핵심적으로 민선8기 업무를 수행하는 이들이 최악으로 랭크됐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상태라는 것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이번 평판 설문은 참고용으로만 생각하고 있다”며 “평가점수가 낮은 직원들은 스스로 반성하고 개선하게 하려는 취지도 있다”고 말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