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민심이 시청 이전 문제를 두고 두 쪽으로 쪼개졌다. 이동환 고양시장은 지난 4일 양구 주교동 시청을 일산동구 백석동 요진빌딩으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이 시장 당선 이후 조만간 불거질 것으로 예상은 되었으나 전격적인 선언이다. 원당·화정 등 덕양구 주민들은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임 시장 시절 주교동 그린벨트에 시청사를 신축하기로 하고 국제설계공모 절차까지 마친 계획이 백지화 되고, 일산 쪽으로 옮겨 간다는 소식에 분노를 감추지 않는다. 당적을 불문하고 덕양구 기반 정치인들도 계획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시청은 지역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위치를 옮기는 문제에 지역민들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당연하다. 이 시장이 후보 시절 시청 문제를 제기했을 때 초점은 장소가 아니라 비용이었다. 주교동에 시청을 새로 지을 경우 2500억 원이 더 들기 때문에 신축을 재고하겠다는 게 명분의 골자였다. 그러다가 이전으로 방향이 바뀌었다. 이번 백석동 이전 발표 때도 비용 절감이 가장 강조됐다. 그러나 지역 간 갈등이 이처럼 깊어짐으로써 치를 수밖에 없는 비용은 절감 예상액을 웃돌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이전 발표는 신중에 신중을 거듭했어야 한다.

백석동 이전 공표에 앞서 주민설명회 한 번 없었다는 점도 문제다. 이정형 제2부시장은 “민감한 사안이라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시장 측에서도 이전 발표가 불러올 파장이 상당히 심각할 것임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는 의미다. 그러하다면 전격작전 펼치듯 할 것이 아니라 충분히 지역 내 여론을 수렴하고 끈질기게 대화하고 설득하는 민주주의 절차에 오히려 충실했어야 맞다. 원칙보다는 취임 6개월 만에 마치 전격작전 실행하듯 했으니, '전임자 지우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시청이 낡고 좁아 새 시청이 필요하다는 데는 시민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 지역민심을 통합하여 '고양시'라는 지역정체성을 하나로 유지하는 자치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현 시장을 지지하느냐, 반대하느냐로 갈등을 골을 깊게 해서는 안 된다. 시 집행부는 민심 수습 방안을 빨리 내놓기 바란다.



관련기사
'일산 신청사' 홍역…두 쪽 갈라지는 고양 새해 벽두부터 고양특례시 신청사 이전, 발표를 놓고 지역 주민 간 갈라치기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40여년 전 지어진 노후하고 협소한 고양시 청사는 108만 시민들의 최대 숙원 사업으로 민선 시장 재직 때마다 새 청사 건립 및 이전 계획을 논의했다.건립과 이전을 놓고 고민하던 민선 7기는 덕양구 주교동 그린벨트 부지에 신청사 건립과 함께 국제설계 공모까지 완료하는 등 속도를 내던 신청사 추진이 민선 8기 출범 6개월여 만에 일산동구 백석동 요진 업무시설로 이전을 전격으로 발표한 것이다.일산 백석동 이전 시 덕양구 주민들은 지역경제 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