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평 캠프마켓 조병창 병원으로 추정되는 '1780호 건축물'의 철거 작업이 시작된 8일 작업자들과 장비들이 철거작업을 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 지난해 11월 8일 부평 캠프마켓 조병창 병원으로 추정되는 '1780호 건축물' 전경./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인천 부평캠프마켓 조병창 건축물의 존치냐 철거냐 하는 논쟁이 이번에도 되풀이됐다.

인천시는 3일 오후 2시 YWCA 7층 강당에서 부평 캠프마켓 현안 소통간담회를 열었다.

지난달 6일과 21일에 이은 세 번째 간담회로 B구역 내 '1780호 조병창 건축물'을 둘러싼 갈등을 해소하고자 했지만 시민단체들과 시 사이의 입장차만 재확인했다.

이날 3차 간담회에는 인천시와 부평구 관계자는 물론 1780호 건축물 존치를 요구하는 일본육군조병창 역사문화생태공원 추진협의회와 철거를 주장하는 부평숲추진위원회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당초 이날 간담회 안건은 조병창 병원건물의 토양오염정화 기술을 두고 토론이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회의 시작 후 2시간이 지난 시점에도 철거와 존치에 대한 시민단체 간 의견 차이와 인천시의 입장만 반복됐다.

역사문화생태공원 추진협은 조병창 병원건물을 존치하며 완전한 토양정화가 기술적·법적으로 가능하므로, 환경부의 위해성평가 대상으로 지정해 토양정화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봤다.

현재 국방부는 토양환경보전법에 따라 2023년까지 캠프마켓 B구역의 토양오염 정화를 완료해야 하는데, 존치를 요구하는 시민단체의 요구에 따라 시와 협의가 이뤄질 때까지 잠정 중단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추진협 관계자는 “충남 서천의 장항 송림숲은 근대문화유산 보존이라는 공익적 측면을 인정받아 위해성 평가로 지중정화가 이뤄지고 있다”라며 “문화재가 아니어도 이같은 방법을 통해 오염토양 제거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는 해당 조병창 건물의 원형 훼손으로 인해 등록 문화재 지정의 한계가 있다는 문화재청의 판단에 근거해 위해성 평가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시 관계자는 “조병창 건물의 존치 상태로는 완전한 정화가 불가능하다고 본다”라며 “시는 시민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의 원칙으로, 유물 수집, 아카이빙 등 제도권 안에서 해당 역사를 보존할 최적의 방안을 찾겠다”라고 밝혔다.

결국 첫 간담회 당시 논의가 되풀이되는 가운데 철거를 주장하는 부평숲 추진위원회는 이런 상황을 개탄하며 “두 번의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합의점이 없다”라며 “주민들은 정화기간 연장을 원치 않고, 하루빨리 철거돼 시민공원으로 돌려받길 원한다”라고 말했다.

/박해윤 기자 yu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