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정복 구단주가 27일 축구센터 개관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 감사인사를 하는 전달수 인천유나이티드 대표이사.

유정복 인천광역시장과 전달수 인천유나이티드 대표이사가 축구센터 개관식에서 “박남춘 전 구단주께 감사하다”고 언급한 것이 참가자들 사이에서 잔잔한 화젯거리가 되면서 훈훈함을 자아냈다.

인천유나이티드는 27일 인천유나이티드FC 축구센터(인천시 연수구 선학동)에서 개관식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인천 팬들을 비롯해 유정복 구단주, 전달수 대표이사, 조성환 감독 및 프로·유소년 선수단, 인천시의회 의장 및 문화복지위원회, 구단 주요 후원사 대표, 이사진 등 15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그리고 식순에 따라 유정복 구단주와 전달수 대표이사가 각각 한마디씩 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두 사람 모두 많은 사람들이 앉아있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박남춘 전 구단주(시장)’를 언급했다.

박 전 구단주가 축구센터 건립에 힘쓴 것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시한 것.

유정복 구단주는 “구단 창단 20주년을 앞두고 모두의 염원이 담긴 축구센터가 개관하게 되어 기쁘다. 훌륭한 시설의 축구센터 건립을 통해 2023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 진출하는 우리 구단이 더 큰 미래를 향해 나가아 아시아 속에서 위상을 뽐내고 명문 구단으로 거듭나길 바란다”는 덕담과 함께 ‘축구센터 건립에 큰 역할’을 한 박 전 구단주에게 “감사하다”는 말로 마음을 전했다.

순간 발언에 집중하고 있던 사람들은 살짝 놀랐다.

유 시장이 기념사를 하며 지난 지방선거에서 적으로 만났던 사이이자 정치적 경쟁 상대인 박 전 시장을 언급했고, 나아가 고마움을 전하기까지 한 것을 두고 굉장히 의외이면서도 신선함을 느낀 것이다.

이어 전달수 대표이사도 유 구단주가 앞에 있는 상황임에도 “축구센터 완공까지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고 애를 쓰셨지만 특히, 박남춘 전 구단주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럴만도 한 것이 축구센터는 박 전 구단주의 결단이 아니었다면 결실을 맺을 수 없었다.

2018년 전달수 대표이사가 첫 취임과 동시에 “프로축구 1부리그(K리그1)에서 뛰고 있는 구단 중 유일하게 인천에만 클럽하우스가 없다”며 인천시에 건립을 요청했고, 당시 박남춘 구단주가 이를 흔쾌히 수용하면서 첫 삽을 뜰 수 있었다.

사실 축구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었지만 박 전 구단주를 꺾고 다시 시정부를 차지한 유 구단주, 그리고 전달수 대표이사 입에서 직접 이를 인정하는 이야기가 잇따라 나오자 참석했던 사람들은 ‘오∼’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도리를 아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모처럼 훈훈함을 느낄 수 있었다”로 모아진다.

참가자들은 식이 끝난 후 “유 구단주가 박 전 구단주를 언급하며 감사함을 전하는 모습이 생소하지만 너무 멋지게 느껴졌다. 경쟁자라면 어떻게든 깎아내리려고만 하는 정치풍토에서 참 드문 일이다. 축구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유 구단주와 박 전 구단주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전 대표이사는 이런 반응에 “실제, 박 전 구단주 공이 매우 크다. 나 뿐 아니라 모두가 알고 있다. 그래서 꼭 이야기 하고 싶었다. ”고 설명했다.

한편, 축구센터는 국비 38억원 포함, 총 129억원의 예산이 투입됐으며 연 면적 3332㎡에 지상 3층 규모로 지어졌다.

클럽하우스 1개 동, 숙소 31개 실, 인조잔디 구장 1면, 천연잔디 구장 1면, 실내 체력단련실, 치료실, 라커룸, 식당, 시청각실, 프로 및 유소년 스태프실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인조잔디 구장은 2023년 초, 추가로 조성 중인 천연잔디 구장 역시 2023년 말 완공 예정이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 사진제공=인천유나이티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