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개교…아름다운 교정 '자랑'
내년부터 '결대로자람학교'로 운영
학생·학부모 학교 운영 적극 참여 노력
생태환경교육 일환으로 '학교숲' 조성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에 있는 제물포여자중학교는 '스스로 서고 더불어 미래로 나아가는 학교'를 교육 비전으로 삼고 이를 실천하고 있는 학교다. 사계절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교정에서 교사와 학생 모두 자율성을 갖고 주도적으로 생동감 넘치는 교육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분주히 노력하고 있다.
제물포여중은 올 한 해 아이들이 학교에서 평화와 인권, 환경 가치와 감수성을 깨닫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학년별 교육 과정 협의회와 전문적 학습 공동체 등을 통해 기존 교육 과정을 재구성하고 아이들이 민주시민 가치를 자연스럽게 내면화할 수 있도록 도왔다.
가령 가정·역사 과목 시간에는 평화·인권 교육 일환으로 가족 내 갈등 해결 포스터를 만들고 전쟁 참상을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했고, 체육 시간에는 지역사회 문제 해결 프로젝트로 '우리 동네, 지구 사랑 트레킹 플로깅(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행동)' 활동을 하기도 했다.
▲결대로자람학교 비전과 철학 공유·실천
제물포여중은 올해 인천형 혁신학교 공모에 지원해 내년부터는 '결대로자람학교(구 행복배움학교)'로 운영된다.
이에 앞서 교육 과정과 수업 평가의 질적 성장을 위해 전문적 학습 공동체(이하 전학공)를 형성하고 교사의 수업 나눔을 통해 누구나 수업 주인이 되는 'GEM(보석) 수업 나누미', 미래 교육을 연구하는 'GEM 수업 새로미', 마을 연계 민주시민 교육 과정을 디자인하는 '수업 산책+' 등 전학공을 조직해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또한 제물포여중은 민주적 공동체로 거듭나기 위한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교육 공동체 구성원인 학생들과 학부모가 학교 운영에 적극 참여하도록 하고 자치 역량을 키우도록 했다.
보석과 같은 아이들이 자라고 있는 제물포여중이라는 뜻의 '젬젬(JEM GEM)' 학생자치회는 기존 학생 회장단 위주 활동에서 탈피해 최대한 많은 학생이 교육 과정과 학생 복지 및 권익 증진에 참여하고 관심을 갖도록 했다.
대의원회와 학생회 집행부인 '젬정부'를 구성하고 회장단 공약 이행에 주력해 지난 4월에는 기존 학생 자치실을 스터디 카페로 전환하는 등 다양한 자치 활동을 펼쳐 나가는 중이다.
학부모 또한 정기적 협의를 위해 교내 학부모 커뮤니티실을 구축하는 등 학교 운영의 한 주체로 적극 참여하도록 힘쓰고 있다.
이미 상당 부분 결대로자람학교 비전과 철학을 공유하고 실천하고 있는 제물포여중은 앞으로 특색 있는 교육 과정을 운영하는 것은 물론 지역 교육력의 중심이 되는 교육 플랫폼 장소로 거듭난다는 포부다.
▲생태숲과 자연 연못 갖춘 아름다운 교정
1980년 개교해 올해로 42년이 된 제물포여중은 아름다운 교정을 자랑한다.
다채로운 꽃과 나무가 있고 인근 승학산에서 물이 내려와 만들어진 자연 연못도 있다. 전국에서 아름다운 학교를 선정하는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제물포여중은 올 초 학교숲의 생물 다양성을 높이고 기후 위기 시대 생태 교육 등으로 활용하기 위해 학교숲 조성 교육 공동체를 구성, 최근 학교숲 조성 사업을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도 전교생에게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선호도 조사를 진행해 다양한 의견을 반영했다. 또한 기후 생태 환경 교육 동아리 학생들을 중심으로 도심 공원을 탐방하며 인간과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도심 생태숲 가치를 체험하기도 했다.
학교는 학교숲 명칭 공모전을 진행해 학교숲은 '생각'과 '지혜'를 의미하는 순우리말인 '혜윰뜰'로 정했고, 자연 연못은 하늘에서 내린 햇빛과 달빛에 반짝이는 잔물결이 아름다운 연못이라는 의미로 '윤슬나린못'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황혜경 창의인재부장은 “교육 구성원이 직접 학교숲 설계에 참여하고 과정을 공유하다 보니 학교 공간에 대한 주인 의식이 생기고, 자연스럽게 생태 감수성도 기를 수 있게 됐다”며 “서로를 존중하고 학교를 아끼는 아름다운 마음이 하나가 돼 꽃이 피고 물이 흐르는 '혜윰뜰'과 '윤슬나린못'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곽희숙 교장 “학생들 참된 변화·성장 이끌고파”
“미운 오리가 결국에는 백조가 되듯 '기다림'의 신념으로 학생 한 명 한 명의 참된 변화와 성장을 이끌고 싶습니다.”
곽희숙 제물포여자중학교 교장은 최근 인천일보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교육 철학에 대해 이 같이 소개했다.
그는 “교육은 '사람은 변한다'는 믿음을 갖고 참고 인내하는 기다림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학교 내 모든 선생님이 기다림에 지치지 않고 끝까지 갈 수 있도록 손잡아 주고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곽 교장은 “특히 우리 학생들은 사교육 의존도가 낮고 학교 생활 의존도가 높아 학교 교육의 질이 학생에게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며 “모든 교과 수업에서 학생 참여가 중점적으로 반영되도록 하고 교육 공동체 구성원의 전문성 신장과 학생의 행복한 성장을 추구하는 학습 조직인 전문적 학습 공동체 활성화를 통해 에듀테크 및 디지털을 활용한 미래 교육에도 대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적극적으로 교육시설과 환경 개선에 나서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곽 교장은 “올해로 개교 42년차를 맞아서 학교시설 전반이 노후화된 데다 급격한 원도심화로 학생 수가 감소해 적극적인 교육시설과 환경 개선을 통한 공간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참여하는 공간 혁신 사업 및 환경 개선을 통해 학생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고 즐거운 학교 생활을 누릴 수 있는 학교 문화를 조성해 나가는 데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이미 우리 학교는 결대로자람학교 방향과 철학을 공유하며 실천하고 있다”며 “올해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학생 한 명 한 명이 자신의 결을 살린 다채로운 성공 스토리를 이끌어내는 데 교육 총책임자로서 촉진자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유희근 기자 allway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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