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악화에 따른 잦은 여객선 결항으로 인천 옹진군 섬 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요즘처럼 눈이 많이 오면, 섬 전체가 갇힌 가운데 여객선마저 끊겨 고립무원의 상황을 겪기 일쑤다. 여기에 뭍으로 나간 주민들은 여객선 통제 장기화로 숙박시설을 전전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인천항 운항관리센터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전 서해5도 등 섬을 잇는 14개 항로 가운데 백령 항로를 오가는 여객선 2척이 또 끊겼다. 무엇보다 이날 오후 2시쯤 인천 앞바다에 강풍주의보와 풍랑주의보가 발효됨에 따라 해제 시점인 25일까지 최장 5일간 선박 운항을 통제했다. 백령 항로의 경우 이달에만 모두 9차례에 걸쳐 여객선이 통제됐다. 지난달엔 6차례 끊겼다. 더 큰 문제는 올해 겨울철 한파와 폭설 등 기상 악화로 인해 덩달아 운항 통제 기한도 길어졌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달 4·13·26일엔 하루 만에 끝났던 운항 통제가 28일엔 30일까지 3일간 지속됐다. 이달엔 11일과 13~15일, 17~18일 등 간헐적으로 통제와 정상 운항을 반복했다.
이처럼 계속되는 여객선 결항으로 백령 항로를 이용하는 소청·대청·백령 3도 주민 1만2000여명의 불안감은 더욱 커진다. 며칠 째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주민부터 아예 내륙으로 나가기를 포기한 주민까지 있을 정도다. 섬 밖으로 나갈 때 장기 일정을 소화하고 들어가는 주민도 많다. 따라서 기상 악화 상황에서도 바다에 띄울 수 있는 대형 여객선을 도입하거나 선박 운항 통제 시 주거 불안을 해소할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가뜩이나 섬 주민들의 정주 여건은 육지에 비해 아주 열악하다. 이런 데도 관할 지자체에선 똑 부러진 지원 정책을 펴지 못하는 상태다. 실례로 기상 악화로 육지에 머물러야 할 섬 주민을 위한 전용 '게스트하우스' 건립 사업은 폐기됐다. 도서민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려고 뭍에 머물 때 숙박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사업도 지지부진한 형편이다. 인천시나 옹진군에선 운항 통제에 따른 섬 주민 지원책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고심해야 할 때다. 선거철마다 등장하는 각종 섬 주민 돌봄 정책이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추진에 박차를 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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