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한전 손 들어줬지만…주민 협조 없인 '4년 뒤 깜깜'

배곧 반발 거세 '항소' 가능성
우회노선 추진 여부 지켜봐야
'2028년 완공' 여전히 안갯속…
수원지방법원(수원지법). /연합뉴스 자료사진

첨단산업 집결지인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전력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유일한 해소책 '신송도변전소' 건설을 둘러싸고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 한국전력(이하 한전)과 경기 시흥시 간 행정 다툼의 1심 선고 결과 '원고(한전)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오면서다.

15일 수원지방법원은 이날 오후 2시 한전과 시흥시 간의 '도로점용 불허가 등 취소 소송' 1심 선고에서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했다.

인천은 이날 법원 판결에 관심이 컸다. 송도국제도시 전력난을 풀 핵심 키(key), '신송도변전소' 건설과 직결된 문제라서다.

한전은 인천 송도국제도시 전력 수요 증가에 대비하고 인천 남부 지역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신시흥변전소∼신송도변전소를 잇는 초고압선 전력구 조성 공사를 추진 중이다. 그러나 시흥시가 고압용 케이블을 매설키 위해 한전이 신청한 배곧신도시 등에 대한 도로점용·굴착 허가에 대해 '불허가' 결정을 내렸고, 올해 한전이 불허가 등에 대한 취소 소송을 법원에 제기하면서 공사는 답보 상태에 빠졌다. 고압선이 지나게 되는 시흥 배곧신도시 주민들 역시 안전 문제를 우려하며 “345㎸ 초고압선 절대 반대”를 외치는 상황이다.

이날 1심 선고 공판에서 법원이 한전의 손을 들어주면서 한전 측이 전력구 조성에 대한 일부 명분을 얻었지만 얽힌 매듭들은 여전하다.

특히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모인 배곧신도시가 초고압선이 지나는 경로인 만큼, 주민 협조를 끌어내고 갈등을 해소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시흥시가 행정소송 결과를 앞두고 소송 대응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항소의 가능성도 있다.

시흥시는 한전에 현재의 노선이 아닌 '우회 노선'을 검토하라는 입장을 보였고 한전이 이에 “검토하겠다”고 응답한 만큼 새로운 노선이 추진될 지도 지켜봐야 한다.

당초 계획한 2023년은 고사하고 한전이 현재 목표로 하는 2028년에 송도변전소가 설치될지는 여전히 미궁 속이다. 오는 2026년께 송도 내 다수의 공장·시설 등의 신설·증설이 예정되면서 변전소 설치 전 전력난을 맞닥뜨릴 확률도 적지 않다.

시흥시 관계자는 “판결문을 받아보고 분석 후, 항소 등 입장을 정리해 내놓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신섭·정혜리 기자 hy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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