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세상을 분석하는 3가지 수단[象數理] 중 하나인 '숫자(數)'에 대해 알아보자. 여러분은 수(數)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세상은 수(數)로 되어있다. 그걸 알려면 우리 삶이 얼마나 숫자와 밀접한가를 살펴보면 된다. 우린 태어나면서부터 숫자로 시작한다. 태어난 날인 생일, 신생아의 신장과 체중의 수치, 주민등록번호, 학창시절의 학번과 군대의 군번도 모두 숫자다. 휴대폰 번호와 온라인 계정들의 비밀번호에도 숫자가 들어간다. 모든 경제행위들이 숫자로 되어 있다. 통장 속의 잔고, 회사의 매출, 주식의 시세도 숫자로 표시된다. 뭐니뭐니 해도 머니라는 돈도 숫자로 되어 있어 내가 갖고 있는 게 큰 숫자냐, 작은 숫자냐에 따라 희비의 쌍곡선이 그려지기도 한다. 연예인의 인기나 스타플레이어의 유명세도 숫자로써 몸값을 나타낸다. 또 간, 혈당 등의 정상여부도 숫자로 판별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연초에 보는 '일년신수(一年身數)', '오늘의 운수(運數)', '재수(財數) 좋은 날'에도 수(數)라는 글자가 붙어있다. 역학(易學)의 근간이 되는 하도(河圖)·낙서(洛書)도 숫자로 되어 있다.
심지어 요즘은 고통조차도 수치로 나타낸다(하나도 힘들지 않는 정도를 0, 죽고 싶을 만큼 힘든 것을 10). 이미 수천 년 전 그리스 철학자 피타고라스(Pythagoras)는 “이 세상 만물은 수(數)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였으며, 동아시아에서는 수를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수 자체를 '수철학(數哲學)'으로 보았다.
즉 1, 2, 3, 4, 5, 6, 7, 8, 9, 10의 각 숫자를 '수리(數理)철학'으로 인식하였다. 그래서 숫자로 이루어진 사주팔자(四柱八字)를 보고 운명을 풀이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주'는 태어난 해·달·날·시의 숫자로 된 네 기둥이며, 연·월·일·시에 해당하는 간지(干支)의 합, 여덟 글자인 '팔자' 또한 숫자로 나타낼 수 있다. 알고 보면 사람운명이란 것도 결국은 '숫자놀음'이다. 혹자는 고유번호인 주민번호를 보고도 그 사람의 운명풀이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숫자와 관련된 도사들의 상수리 이야기를 해보자. 왜정 때 격물치지에 도통했다는 박만수가 제자들과 어느 곳을 가는데, 낚시하는 사람을 보자 고기를 얼마나 낚았는지 제자들이 묻자, 열여섯 마리라고 하지 않는가. 세어 보니 틀림없는 열여섯 마리였다. 놀란 제자들이 어떻게 열여섯 마리인 줄 알았느냐고 물으니, 박도사 왈 “우리가 길 가는 중에 고기 낚는 것을 보았으니[象], 갈 행(行)자 가운데 고기 어(魚)자를 하면 저울대 형(衡)자가 된다[理]. 저울의 한 근이 열여섯 량이 아니더냐[數].”
이주역(李周易)이라 불리던 야산선생이 어느 날, 경사스러운[慶] 소식을 듣는[聞]다는 문경에 가서 자시(子時)에 '닭이 세 번' 울어야 새벽이 온다고 해서 닭 울음소리를 세 번 내게 하고선 “이제 밤이 밝아오니 도적은 물러가리라. 다만 암탉의 울음이라 애석할 뿐, 차후 장닭이 울어대는 날 비로소 완전한 독립이 이루어지리라”고 말하니 이 날이 바로 광복일이었다.
즉 1910년 음력 7월8일 일제에 합병되어 1945년 음력 7월8일에 해방되니 음력으로 계산하면 432개월로 단 한 달도 차이나지 않고 딱 들어맞는 36년이다. 닭이 세 번 울었다는 것은 대일항쟁기 동안 닭의 해[酉]가 세 번 있었다는 뜻이니 즉 신유년(辛酉年, 1921년)과 계유년(癸酉年, 1933년) 그리고 을유년(乙酉年, 1945년)이다.
/한태일 한역(韓易)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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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구성요소에 대해 많은 성현들의 말씀이 있으나
역학에서는 象과 數로써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피타고라스의 "3수"철학에 대해서는 추후에 설명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