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마임, 15년째 위탁운영 중
모태·존재 자체 사실상 유기체
'시민배우' 등 고유 콘텐츠 각광

올해 미추홀구 심의위 기준 미달
극단에 “이번달 말까지만” 통보
재공모·직접 관리 등 대안 고민
▲ 이면구 시민배우가 돌체 소극장에서 '막차 탄 동기동창' 연기 연습을 하고 있다./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 이면구 시민배우가 돌체 소극장에서 '막차 탄 동기동창' 연기 연습을 하고 있다./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인천 연극의 산실인 '돌체'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돌체라는 이름을 가져와 공간 운영을 맡아 온 극단 마임에 미추홀구가 더는 위탁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인천 미추홀구는 최근 작은극장돌체에 대한 민간위탁심의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추홀구 소유인 돌체 극장은 2007년부터 15년째 극단 마임이 위탁 운영하고 있다. 문학동에 3층짜리 단독건물로 서 있는 이 극장에서 공연, 강연 등이 진행됐다. 특히 이 극단의 장기를 살린 클라운마임 축제나 시민배우 프로젝트 등은 고유한 인천의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미추홀구는 3년 마다 민간위탁시설에 대한 심의를 거쳐 적격 여부를 따지곤 했는데, 이런 실력이 인정된 때문인지 15년간 한 번도 어김없이 극단 마임이 위탁사로 재선정되곤 했다.

그러나 이번엔 구가 다른 결심을 했다. 이번에도 위탁을 연장할 것인가를 두고 심의위원들이 평가해보니 낙제점수가 나왔다는 이유다. 운영능력, 견실성, 시설관리·사후관리 등에 대한 항목으로 배점을 매겼는데 통과 기준인 70점을 넘지 못했다. 구는 이에 따라 극단 마임에 이달 말까지만 돌체를 운영하라고 통보한 상태다.

마임은 곧장 이의제기했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미추홀구는 이 소극장을 공모를 통해 다른 누군가에게 다시 위탁할지 아니면 직영할지 등 여러 가지 방안을 열어두고 운영 체계를 고민하겠다는 입장이다.

극단 마임이 다른 구제방법을 찾지 못할 경우 이대로 극장에서 물러나게 생겼다. 그럴 경우 미추홀구는 돌체라는 이름을 더 이상 쓰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1979년 인천 중구 신포동에서 개인이 시작한 소극장 돌체를 그대로 지금의 미추홀구로 가져온 꼴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2007년 미추홀구에 국비로 소극장이 신설된 연유에는 신포동에서 경영난을 겪고 있던 돌체극장을 돕기 위한 것이라는 등의 배경이 얽혀 있다.

재산이야 미추홀구에 귀속돼 있으나 돌체 극장의 모태나 존재 자체가 극단 마임과 유기체마냥 혼재돼 있어 이 극단이 빠진 돌체를 생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박상숙 극단마임 대표는 “인천뿐 아니라 대한민국 연극과 마임의 수준을 견인하는 창작활동을 해왔다고 생각하는데 하루아침에 나가라고 하니 수용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더는 함께 하긴 어렵다”며 “시민들에게 필요한 문화예술 시설로 활용하도록 내년 초쯤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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