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파트서 TV 43번 틀면 '주민 제작 콘텐츠'가 나온다

주변 임대아파트, 어르신 다수
공청 채널 마련·주민 방송단 꾸려
복지·건강 등 정보 영상 만들어 제공
내년 7월까지 2차 사업 실시 중
▲ 신통방통TV 개국식 모습. /사진제공=갈산종합사회복지관

코로나19 발발 후 인천지역 복지관들은 앞다퉈 비대면 사업들을 구상하며 새로운 사회복지 서비스 발굴에 나섰다.

부평구 소재 갈산종합사회복지관 역시 코로나19 시대에 맞는 사업을 구상하면서 소외된 임대아파트 단지에 주목했다.

임대아파트 단지에는 저소득 고령 어르신과 신체적·사회적 이유로 컴퓨터와 스마트폰 매체 활용이 어려운 주민이 많기 때문에 다른 주거지역과는 차별화된 방식의 서비스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자체 조사 결과, 임대아파트 주민들은 스마트폰보다 TV 수요가 높은 사실도 확인됐다.

이에 갈산종합사회복지관은 임대아파트 주민들이 TV를 통해 지역 정보를 얻고 소통할 수 있는 사업을 구상했고 이 과정에서 송출 장비를 설치하면 아파트 전체 세대에 자체 영상을 내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렇게 마련된 사업이 '신통방통TV 신박하게 통(㪌)한다. 방구석 정보통(通) TV'이다.

▲ 신통방통TV 프로그램 촬영 모습./사진제공=갈산종합사회복지관

복지관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1년간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후원을 받아 신통방통TV를 운영했다.

가정 내 공청 채널을 확보하고 주민 방송단 5명을 모집해 콘텐츠 제작을 위한 교육을 실시했다. 이후 부평구와 인천성모병원 등 13개 기관과 협약을 맺고 9개 기관으로부터 지역 관련 정보를 제공받았다.

주민 방송단은 제공받은 정보 중 주민들에게 필요한 내용을 선별해 마을과 복지, 문화, 건강, 환경 등 분야를 나눠 영상 콘텐츠를 제작했다. 주민 방송단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도 기획과 출연, 아이디어 회의 등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다.

▲ 신통방통TV를 시청하는 모습. /사진제공=갈산종합사회복지관
▲ 신통방통TV를 시청하는 모습. /사진제공=갈산종합사회복지관

이렇게 만들어진 지역 맞춤형 영상 콘텐츠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2시부터 매일 2시간 동안 공청 채널 43번을 통해 송출됐다. 신통방통TV 사업은 마을에 작지만 큰 변화를 가져왔다.

청각 장애인 김모씨는 “일반 뉴스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얻기 힘들었는데 신통방통TV는 부평구민과 갈산동 주민들에게 맞춤형 정보를 알려줘 매우 유익했다”고 말했다.

갑상선 수술 후 이웃들과 교류가 단절됐던 주민 문모씨는 신통방통TV 주민 참여 이벤트를 통해 집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그는 신통방통TV 노래자랑에 참여해 평소 좋아하는 노래를 마음껏 부르면서 자신감을 되찾았다.

현재 문씨는 복지관에서 진행하는 한글 교실에 참여하는 등 지역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신통방통TV는 이런 긍정적 효과를 낸 1차 사업을 마치고 올해 8월부터 내년 7월까지 2차 사업을 실시 중이다.

지난해 5명이던 주민 방송단은 올해 10명으로 늘었고 이들은 긴밀하게 소통하며 주민을 위한 콘텐츠를 구상하고 있다.

신통방통TV 사업 담당자는 “신통방통TV 사업을 통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주민들이 고립되지 않고 어울릴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임대아파트 주민들이 마을 구성원으로서 지역을 만들어 나가고 이웃들과 어울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민영 기자 jmy@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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