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철 대표, 40년 외길 명장
전세계 돌며 'K-도자기' 전파
1981년 입문…선친에게 사사
인화문 분청기법 익혀 독립
전승공예 문화재청장상 영예
“보람·긍지…도자 부흥 노력”
“K팝을 시작으로 K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잖아요. K팝을 시작으로 K음식, K아트까지 인기가 이어져 도자기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도자 문화 부흥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40년 이상 한국 전통 도예의 맥을 잇고 있는 유용철 녹원도요 대표이자 이천 도자기 명장은 전통 도자기에 매진해 온 도예인이다.
그는 현대적인 감각을 갖춘 후배 도예인과 소통과 융합의 장을 만들고 세계 곳곳 토론회와 캐나다, 미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 해외 전시에 참여, 우리의 도자 기술을 전수하고 해외 도예작가들과 소통하는 등 한국 도자의 역사와 아름다움을 전파하고 있다. 그는 한류 열풍에 맞춰 세계인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도자기의 개신이 이뤄져야 한국 도자기를 세계에 알릴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장기 경기 침체와 생활·주거 환경의 변화로 도자기 판매 시장이 위축돼 경제적으론 매우 어려운 실상이지만 누군가는 우수한 우리 도예 기술을 계승해 발전시켜야 하고, 후대에 알려야 하잖아요. 사명감으로 버티는 거죠.”
우리나라 전통 도자기의 부활을 일으킨 도예촌인 이천에서 유 명장은 외조부인 김완배 선생(물레대장), 부친인 서창 유창곤 선생에 이어 3대째 도자장인으로 가업을 잇고 있다.
그는 부친인 유창곤 선생의 서창 도예 연구소에서 흙과 함께 유년시절을 보내며 자연스럽게 흙과 친해졌다. 그가 본격적을 선친에게 사사받아 도예에 입문한 것은 1981년, 군 제대 후다.
“어릴 때부터 보고 자란 게 이거니까 하고 싶었는데 당시는 기술자를 우대하는 사회 분위기가 아니었잖아요. 쟁이라고 하대를 했었으니까 아버지는 못하게 했는데 제가 끈질기게 가르쳐달라고 요구했죠.”
가업 승계는 품질의 승계, 자부심의 승계, 장인정신의 승계, 사명감의 승계다. 유 명인은 선친의 가르침에 더불어 작품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 학교에 진학했고, 본인의 끊임없는 수학을 통해 인화문 분청 기법에서 최고의 기량을 갖춘 이후 43세 나이에 독립해 녹원도요를 열었다.
“전통의 맛을 담아내기 위해 도지의 본가인 이천에 장작가마를 박았죠. 서민의 삶을 닮은 분청에 인화문 기법으로 장식하는 인화 기법의 인화문 분청자기를 만들고 있는데, 분청자기에 정교한 꽃 모양이 새겨진 도장 5종류 정도를 3∼4000번 정도 음각으로 새기고 화장토를 바른 뒤 건조 과정을 거쳐 음각된 부분을 제외한 도자기 표면의 상감을 긁어내는 기법이죠. 이후 가마에 넣고 890∼900도로 12시간 초벌하고 유약 입히고 1250도에서 15시간 동안 재벌하면 완성입니다. 작품 하나가 완성되려면 45일 정도 소요되죠. 그 과정에서 하나라도 완벽하지 않으면 가차 없이 깨버립니다. 분청에 꽃 모양 도장을 찍는 작업만 10년을 갈고 닦았습니다.”
인화문 분청의 도자혼을 불태워 온 고집스러운 장인의 혼이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 문화재청장상, 산업인력공단 우수숙련기술자, 이천 도자기 명장 등 그가 다양한 타이틀을 얻은 비결이었다.
유 명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명지대학교 산업대학원 토지기술학과에 입학해 전통 장작 가마 연구를 통해 '전통 장작 가마의 열효율 비교 분석'이란 논문을 써냈고, 설봉공원 장작가마축조에 참여하는 등 우리 도자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험하고 있다.
“이전과는 다른 도자기에 대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해요. 도자 문화 발전을 위해선 디자인적으로, 재질적으로도 다양한 연령층에 소구할 수 있으려면 새로운 색상의 유약이나 문양을 개발하는 등 많은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죠.”
도자 작품을 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유 명장은 2년 전부터 도서관 사서로 일하고 있던 아들을 설득해 녹원도요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그만큼 보람과 긍지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4대, 5대…더욱더 연구개발에 매진해 아름답고 우수한 도자를 제작해야한다는 신념을 간직하고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김보연 기자 boyeo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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