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 “공사 진행 통보하는 자리”
남동구 “피해 최대한 없도록…”
이달 터파기 작업…골 깊어질 듯
인천 남동구 한 6차선 도로 아래에 대규모 우수저류시설을 만드는 사업을 두고 생존권을 요구하는 상인들과 침수 예방 필요성을 주장하는 지자체가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인천일보 10월25일자 7면 '간석 우수저류시설 설치, 영업피해 우려 상인 반발'>
8일 구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간석4동 주민센터에서 '간석지구 우수저류시설 설치 사업' 주민설명회를 열었지만 별다른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435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간석4동 524(주안로)와 366(중앙근린공원) 지하에 4만4000㎥ 규모 저류시설을 짓는 사업인데 주안로 쪽 사업은 주민 반대로 공사가 6개월 정도 늦춰진 상태다.
침수 예방 목적을 띤 저류시설은 보통 공원이나 공터 아래에 만드는데 주안로 쪽 사업은 마땅한 부지가 없어 6차선 도로 아래에 계획됐다. 우수저류시설이 도로 아래 들어선 사례는 전국적으로도 찾기 힘들다.
생활권과 밀접한 도로에 깊이 13m, 길이 292m, 폭 14m 규모 저류시설을 설치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주변 상인들을 중심으로 강한 반발이 일었다. 2년 넘는 공사 기간 중 도로 절반을 폐쇄하는 탓에 영업권 침해와 함께 공사에 따른 지반 안전 문제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반발이 거세지자 구는 주민설명회를 열었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
설명회에 참석했던 한 주민은 “침수 피해를 예방하고자 다른 피해를 일으키는 게 올바른 행정인가”라며 “이번 설명회는 공사 진행을 통보하는 자리였다”고 꼬집었다.
구는 이달 중 터파기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라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구 관계자는 “주민설명회는 일부 참석자들이 언성을 높이고 답변도 듣지 않아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라며 “주민 피해가 최대한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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