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겪던 중장년 1인 가구
1년간 가사·집수리 등 지원받아
“좋은 서비스만큼이나 소통 큰 힘”
슬하에 자녀 없이 이혼한 후 홀로 사는 김모(65)씨는 삶에 대한 무기력감으로 심각한 우울감을 겪었다.
공황 장애로 병원 치료까지 받으며 힘겹게 삶을 이어오던 김씨는 한 사회복지사 권유로 인천희망지역자활센터에서 제공하는 '돌봄 소외 위기 세대 1인·한부모 가구 돌봄 서비스 지원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당시 김씨는 사람을 만나는 게 두렵다며 정리 수납 서비스를 거부하고 반찬 지원 서비스만 요구하며 스스로를 사회에서 단절시키려 했다.
자활센터는 김씨 상황을 고려해 반찬 지원 서비스만 우선 실시하면서 여러 차례 설득했고, 이후 김씨는 3개월 만에 청소와 방역 등 1인 가구 돌봄 서비스를 제공받기로 했다.
그는 처음에는 타인 방문에 거부감을 드러냈지만 약 8개월간 복지사들의 적극적 소통과 정성이 이어지면서 점차 마음의 문을 열었다.
김씨는 “청소·방역 서비스도 좋지만 복지사 선생님들과 소통하다 보니 우울한 감정이 나아지면서 고립감도 덜해졌다”며 “돌봄 서비스 지원 사업으로 보다 좋은 집으로 이사까지 하게 돼 더욱 감사하다”고 전했다.
현재 김씨는 돌봄 서비스를 더 받고 싶어 자부담을 들여 유료 서비스를 신청했다고 한다.
그는 “돌봄 서비스 사업 기간이 1년이라 아쉽다”며 “그 당시 나처럼 고통 속에서 어렵게 지내는 사람들이 도움을 받고 세상에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지역자활센터협회는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기획 사업으로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1년간 '돌봄 소외 위기 세대 1인·한부모 가구 돌봄 서비스 지원 사업'을 실시했다.
사업의 주요 내용은 40∼65세 기초생활수급자 혹은 중위 소득 100% 이하 시민 중 1인 가구와 한부모 가구, 자활 사업 참여 주민을 대상으로 가사 지원과 정리 수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서비스는 각 지역에 위치한 지역자활센터에서 제공된다.
협회는 고용 침체와 4차 산업화, 코로나19 장기화로 중년층에서 비정규직과 비자발적 실업자가 증가했고, 이로 인해 가정을 돌보기 힘든 수준의 중년 가구 역시 늘었지만 중년층 대상 돌봄 서비스는 촘촘하지 못한 점에 주목했다.
고령화 및 가구 구성 변화로 중년층 돌봄 욕구가 커지고 있지만 그동안 중년층을 위한 돌봄 서비스는 취약하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는 게 협회 측 설명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돌봄 소외 가구에 월 1회 방역·청소 등 가사 서비스 지원 ▲식생활 유지 지원이 필요한 가구에 월 2회 반찬 지원 ▲정리 수납이 필요한 가구에 연 2회 관련 서비스 제공 ▲가정 내 가벼운 집수리가 요구되는 가구에 연 2회 집수리 제공 등 다양한 서비스를 구성했다.
김선숙 인천지역자활센터협회 돌봄사업 담당 팀장은 “자녀 양육과 경제를 책임져야 하는 스트레스로 가정을 돌보기 힘든 중년층에게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 위해 이번 사업을 계획했다”며 “사업 대상자들이 외로운 1인 가구가 아니라 사회 속에서 이웃과 함께하는 1인 가구임을 느끼며 세상과 소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민영 기자 jmy@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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